8괘는 단어이고 64괘는 문장이다

[주역과학(2)] 우주를 분류하는 8가지 성질

2015-05-22 15:56:27
주역의 길은 심오하고 광활하지만, 차근차근 강의를 따라가다 보면 주역의 의미를 하나씩 깨칠 수 있다. 그럼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팔괘에서부터 주역 강의를 시작한다.

먼저 팔괘의 구조를 알아보자.

팔괘를 구성하는 원소는 음 양 두 가지인데 모두 3획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또 주역의 중요한 숫자인 3이 등장한다. 팔괘의 3획을 주역에서는 천-지-인[하늘-땅-사람]으로 해석한다. 맨 위에 있는 획이 천(天), 맨 아래가 지(地), 천과 지의 중간이 인(人)이다. 천지인은 우주만물을 다 아우르니 3은 완성의 숫자이다. 또한 수학에서는 가로 세로 높이의 3가지 요소로서 3차원 입체의 좌표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세계는 3으로서 의미를 규정할 수 있다. 3이라는 숫자는 참으로 신비하다. 세상엔 3으로 가득 차 있다. 3각형은 모든 도형의 시작이다. 나라에는 입법, 사법, 행정이 있고, 재판도 3심 제도이고 식사도 하루 세 번, 지·정·의는 정신의 요소이고 아버지, 어머니, 자식은 가정의 구성 모습이다. 이와 같이 우리 삶 속에서 3이라는 구성체계는 너무나 많다. 이러한 3은 주역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팔괘를 소성괘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팔괘를 2개씩 중첩하여 64괘를 만들고 그 64괘를 소성괘와 구분하여 대성괘라 부르기 때문이다. 소성괘는 8개, 대성괘는 64개인데 이는 8×8=64의 뜻이 있다. 소성괘를 중첩한 것이 대성괘이다.

예를 들어 보자. ䷇수지비(水地比) 괘는 소성괘의 하나인 ☵괘와 ☷괘가 위 아래로 짝을 이룬 대성괘이다. 그런데 64괘의 모양을 자칫 음양의 6층 구조로 보기 쉬운데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다. 대성괘는 6차원 구조가 아니라 3차원 구조인 팔괘가 위 아래로 짝을 이룬 이중 구조일 뿐이다.

사상은 2층 구조, 8괘는 3층 구조, 대성괘는 8괘의 중첩 구조이다. 그런데 왜 8괘를 둘로 포개어 놓았을까?

우주의 원소인 팔괘가 서로 만나 이루어지는 다양한 작용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옛사람들은 팔괘를 자연과 우주를 아우르는 8가지 범주로 생각했다. 각 괘마다 이름을 붙이고 유형, 무형의 형상을 대입시켰다. 말하자면 팔괘는 우주 만물의 8가지 성질을 대표하는 단어인 셈이다. 형이상학적이든, 형이하학적이든 모든 형상은 팔괘로 표현할 수 있다. 그 팔괘를 이중으로 중첩한 것이 64괘이니 대성괘는 이를 테면 팔괘라는 단어로 만든 문장인 셈이다.

초운 김승호 주역학자
초운 김승호 주역학자
다시 수지비 ䷇괘상을 보자. ☵ ☷ 두 개의 8괘로 이루어져 있다. 물의 성질이 위에 있고 땅의 성질이 아래에 있다. 물은 아래로 흐르니 땅에 잘 스며든다. 서로 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친할 비(比)라고 뜻을 달았다. 물은 땅에 잘 스며들어 친하니 주역은 자연의 이치와 어긋남이 없다고 하겠다.

여기서 의문은 괘상을 왜 하필 상하로 중첩시키는가 하는 것인데 이것은 일종의 주역의 문법이라고 보면 된다. 이 문법에 의해 주역의 괘상이 그 뜻을 드러낸다. 주역은 팔괘가 단어가 되어 상하로 배열함으로써 뜻을 나타내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8괘는 단어고 64괘는 문장이다. 영어도 단어 공부만 잘하면 쉬워지는데 주역도 8괘만 잘 이해하면 된다. 64괘에 대한 공부가 8괘로 압축되는 것이다.

초운 김승호 주역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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