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兌)괘는 내면에 무언가 간직한 채 열정이 숨겨져 있다

[주역과학(4)] 연못(澤)

2015-06-15 15:41:09
연못(澤) ☱은 가만히 고여 있다는 것, 그것은 고요함과 평화스러움, 정착을 의미하고 나아가 깊은 곳을 상징한다.

여기까지 이해했다면 이미 주역의 세계에 깊숙이 들어온 것이다. 자, 그럼 8괘 각각의 구체적인 의미를 알아보자. ☱은 태(兌)괘이고 연못 택(澤)으로 부른다고 했다. 하지만 ☱은 연못이 아니라 연못 같은 것이라고 했다. 여러분도 지금 속에 들어있다. ☱은 포용하고 담는 그릇이다. 여러분은 이 강의장이라는 공간에 담겨져 있다.

방이란 그릇과 같은 뜻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여러분이 들어와 있는 이 공간을 ☱이라고 할 수 있다. ☱의 구조를 한 번 살펴보면, 양 두 개가 음 하나에 눌려 갇혀 있다. 달리 말하면 양 두 개가 음 하나 속에 담겨 있다. 방은 사람을 담아 놓는 공간이고 연못은 물을 담아 놓는 공간이다. 그릇과 같은 뜻이다. 담아놓는 공간의 대표적인 것이 연못이다. 그래서 ☱을 옛 성현들은 연못이라 불렀다.

그럼 인간이란 존재는 팔괘 중 어디에 속할까? ☱이다. 팔괘의 성질을 모두 가진 것이 자연이요, 우주요, 인간이겠지만 좁은 의미로서 인간은 혼과 사상, 물질들을 담고 있으므로 그릇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릇처럼 담아서 저장할 수 있는 괘가 바로 ☱괘이기 때문이다.

가만히 고여 있다는 것, 그것은 고요함과 평화스러움, 정착을 의미하고 나아가 깊은 곳을 의미하기도 한다. 연못의 장소로 말하자면 깊은 산중이나 막힌 곳이 되겠다. 그러므로 숨기에는 좋은 곳이나 소통이 안 되므로 묘자리나 군사작전상의 진지로서는 좋지 않다. 벌써 주역의 응용이 시작된다. ☱은 막힌 곳이므로 쉬는 곳이지 활발히 움직이는 곳이 아니다.
연못은 한정된 어떤 것이 고여 있는 형상이다.

연못 같은 성질로 분류될 수 있는 것들을 죽 한 번 찾아보자. 예를 들면 돈이 든 통장, 주머니, 가방, 요새가 모두 ☱이다. 이것들은 모두 무언가를 품고 있거나 품을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연못은 고요하지만 내면에 무언가를 간직하고 있고 수동적이지만 열정이 숨겨져 있는 괘이다. 연못 같은 사람은 다소 정적으로 보일 진 모르지만 침착하고 은근한 성격을 나타낸다.

기발한 창작성은 좀 떨어질 진 모르지만 실천력에 있어선 누구보다 주어진 일에 성실하므로 현대 사회에서 어쩌면 꼭 필요한 다수일지도 모른다. 연못 같은 성격의 사람이라면 침착하고 안정적이다. 운명에 비유하자면 판에 박힌 사람, 직장인, 착실한 사람, 가정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순한 연못이 아니라 그 속엔 이렇게 깊은 뜻이 들어 있다. 삶에 진지해져야 할 때, 집중해야 할 때, 자기를 되돌아봐야만 할 필요성이 있을 때, 가끔 연못의 상태로 돌아가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연못의 밑자락까지 가라앉아 자기를 비우고 그 공간에 그동안 채우고 싶었지만 꽉 차서 채우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씩 채워보는 건 어떨까?

초운 김승호 주역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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