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괘, 무질서한 혼돈의 상태…조직력 부족하지만 개성 뛰어나

[주역과학(8)] 물(水)

2015-06-29 11:40:36
감(坎)괘 ☵는 물 같은 성질을 띠는 것으로 한마디로 무질서한 혼돈의 상태, 즉 카오스를 의미한다.

조직적이고 장대한 움직임은 우레이지만 장터에 무질서하게 모여든 군중들은 감(坎)괘인 ☵로 나타내고 수(水)라 읽는다.

☵의 구조를 보면 두 개의 음 한 가운데 생생한 활력인 양 하나가 파고들어 음의 뭉치려는 성질을 흩어놓고 있다. 물은 일정한 형태가 없어 마음대로 변하고 또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종종 철없는 어린아이에 비유되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혼자 내버려두면 제멋대로이고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 ☵는 번민, 사회 혼란, 비가 올 듯한 흐린 날씨, 또 분쟁을 의미한다.

훈련소에 막 도착한 신참 훈련병들도 물 같은 상태다. 규칙이 아직 몸에 배지 않았으니까. 굳이 여성, 남성으로 따지자면 ☵는 어느 정도 여자의 성질을 닮았다. 까다롭고 언제 무슨 생각으로 바뀔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면이 그렇다.

사물 중에는 여러 가지가 ☵의 성질을 띠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술을 꼽을 수 있다. 마시면 누구나 자신의 규격화된 틀에서 벗어나 변화무쌍해지지 않는가? 그래서 술을 다른 말로 혼돈수라 일컫기도 한다.

무질서와 혼돈이 ☵이다. 하지만 자유스러운 것도 ☵이니 물 같은 성질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자유는 인간다움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자칫 방종과 혼돈으로 흐를 수 있다. 역시 중용의 도는 어렵다.

혼돈은 이성보다 감성이나 정서와 가깝다. 정서는 여러 문화를 생산해 내고 발전시켜 나간다. 혼돈을 의미하는 ☵는 조직력이 없어 일을 도모하기는 어렵지만 그만큼의 개성이 창출될 수 있으므로 창조성이 뛰어나고 이성적인 것과의 합일을 통해 예기치 않았던 비약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니까 물 같은 사람은 정감이 가고 번뜩이는 머리와 감성을 지닐 가능성이 높다. 독단과 독선으로 흐르기 쉬운 개성을 잘만 조절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초운 김승호 주역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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