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에 대한 견제로 극도의 안전을 고집

[주역과학(11)] 땅(地)

2015-07-27 08:27:14
☷는 모든 것을 끌어당겨 붙잡아두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밖으로 뻗쳐 나가는 것들에 대한 견제인 셈이다.

한없이 팽창하기만 하는 ☰을 잠시 동안이지만 붙들어 매면서 상보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곤(坤)괘인 ☷의 역할입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 몸의 부피도 안팎의 압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회의 수많은 조직과 상황도 마찬가지로 팽창과 견제의 싸움터라고 볼 수 있다. 세력의 크기에 따라 밀고 밀리면서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는 음 세 개로만 이루어진 극도의 음이므로 안정의 극대화를 지향한다. ☷가 극도의 안정을 고집하는 이유는 양에 대한 견제도 있겠지만 어쩌면 양에 대한 극도의 보호 본능도 내포하고 있을 것이다.

어미가 새끼의 행동을 제한하고 구속하는 것도 사실은 그 새끼의 안전을 위한 보호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흔히 사랑이 지나치면 구속이 된다고 연인을 보호하기 위해 점점 더 그 연인을 옭아매게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인은 음의 본성을 가졌다고 하더니 역시 음의 극한인 ☷는 뭐든 붙잡아두려 한다. 하지만 남자는 양의 본성을 가졌으니 밖으로의 탈출을 꿈꾸는 게 당연하다. 그러니 음과 양의 대결은 영원한 숙제일 수밖에 없다.

적당한 선을 찾아야 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모든 일에서 견제는 기본적으로 유익함을 가져다준다. ☷의 덕목은 고요함인데 확장시키면 죽음과도 연결시킬 수 있다.

내부의 극한적 깊이로 침잠해 움직이지 않는 땅은 연못보다 더 깊은 정서이고 궁극적인 참선의 형태를 이룬다. 참선의 끝이 꼭 죽음은 아니지만 삶의 내면으로 들어가 깊이가 더해진다면 결국에는 죽음과 삶의 경계에 한번은 닿을 수밖에 없다. 그 때 ☷의 의미는 죽음의 비중이 크지만 삶을 위한 죽음이라는 다소 모순적인 개념을 낳는다.

다른 의미로 ☷는 재료를 뜻하기도 하는데 꼭 사물의 재료뿐 아니라 조직 사회에서의 구성원도 재료라 할 수 있다. 땅 같은 사람은 지나치게 차분하다. 차분하다 못해 우울해 보이고 그 우울은 상당한 범위로까지 주변을 물들일 뿐 아니라 스스로 그 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어둡고 우울한 심연을 비쳐줄 밝은 하늘의 빛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지나친 빛도 역시 부드럽게 가려줄 반투명의 장막이 필요하다. 지나침은 항상 좋지 않으므로 우리는 너무 차분할 땐 외출도 해 보고 너무 흥분해서 떠 있으면 조용히 사색의 시간도 가져보면서 하늘과 땅의 기운을 조절하는 지혜를 길러야겠다.

초운 김승호 주역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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