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원릉 청룡·백호는 짧고 미약해 제 기능 못한다"

[풍수지리학자의 명당 답사기(10)] 건원릉 주변형세

2015-08-20 09:28:05
혈처를 좌우에서 둘러싸고 장풍구조를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청룡과 백호 능선이다. 주산에서 생기를 품은 용맥이 혈까지 잘 이어졌다 하더라도 청룡이나 백호가 혈장을 유정하게 잘 감싸 주지 못하면 혈이 결지될 수 없다.

청룡과 백호는 혈의 좌우를 둘러싸고 좌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다. 청룡·백호는 혈장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되 혈처보다 너무 높아 위압적인 형세가 되어서는 아니 되며 바람을 막을 정도로 혈처보다 약간 높으면 좋다. 혈을 둘러싸고 있는 용호는 단맥인 경우도 있고 2~3겹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청룡·백호가 여러 겹으로 많이 감싸고 있을수록 장풍이 잘 되고 혈의 생기는 잘 보존되어 발복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건원릉위에서 바라 본 주변경관. 청룡에 해당하는 왼쪽의 숲은 높고 백호에 해당하는 오른쪽의 숲은 낮다.
건원릉위에서 바라 본 주변경관. 청룡에 해당하는 왼쪽의 숲은 높고 백호에 해당하는 오른쪽의 숲은 낮다.
혈을 찾거나 혈의 진정성을 판단할 때 청룡과 백호의 형태에 따라 만들어진 물길을 살피고 그에 따른 바람의 흐름도 살펴본다. 그 만큼 청룡과 백호의 형태에 따라 좋은 혈처와 명당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건원릉 봉분이 있는 강(岡) 위에서 주변을 살펴보면 청룡과 백호가 잘 형성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며 육안으로는 문제가 없는 듯 보인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육안으로 형세만 보고 명당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건원릉 주변의 용맥분석도
건원릉 주변의 용맥분석도
그러나 청룡과 백호 능선에 들어가서 자세히 살펴보면 능 위에서 보이던 것과는 의외의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같은 주산에서 나온 청룡과 백호는 없으며, 위 그림에서 ④번 청룡과 ②번 백호가 산 능선이 길게 뻗으며 건원릉을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청룡과 백호는 짧고 미약하여 제 기능을 못하는 형세다.

능상에서는 ⑦번으로 연결된 나무숲이 청룡으로 보이며, ⑥번으로 연결된 숲이 백호로 보이게 된다.

②번 백호지역에 우거진 숲
②번 백호지역에 우거진 숲
그것은 ④번 청룡은 목릉쪽에서 온 ⑤번 능선과 연결된 것처럼 보이고, 백호는 완만한 경사의 낮은 구릉지에 키 큰 노송들이 우거져 용맥이 길게 뻗은 것처럼 착시효과를 만든 것이다.

건원릉 위에서 좌우를 내려다보면 좌측의 청룡부분은 목릉쪽에서 온 외청룡이 있어서 다소 높게 보이고, 백호에 해당하는 나무숲은 낮아 보이는 것이 그 때문이다.

청룡, 백호가 부실하니 바로 뒤편에 근접해 있는 외청룡, 외백호가 제대로 형세를 갖추고 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외청룡은 동쪽에 위치한 목릉을 길게 둘러싸고 건원릉쪽에 와서는 고개를 돌려 달아나는 형세다.

위 지형도에서 ⑤번 외청룡은 동남방으로 머리를 돌리고 있으며, ①번 외백호는 서남방으로 벗어나려는 형세다. 둘 다 마지못해 건원릉 앞까지 길게 내려왔으나 건원릉을 감싸는 형세가 아니며 등을 돌리고 나가는 형세다.

보국이 제대로 갖춰져야 진혈(眞穴)이 만들어진다. 명당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주변의 산들이 장풍구조를 만들어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어야 혈이 결지된다. 장경(葬經)에 "기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춘다"고 하였듯이 장풍구조가 제대로 갖추어진 곳에서만 진혈을 찾을 수 있다.

건원릉의 청룡, 백호가 부실한 지형에서는 진정한 혈을 찾을 수 없음을 말한다.

청룡, 백호를 보면 물길을 알 수 있다. 외청룡, 외백호의 숲이 무성하여 물길이 잘 보이지 않지만 외청룡, 외백호가 관쇄하지 못하여 그 사이로 곧게 빠지는 형세라 기가 새어 나간다고 보아 물길 또한 좋지 않다고 본다.

700년 전에 부실한 청룡, 백호가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나 현재의 청룡, 백호로 보이는 나무숲은 건원릉의 적절한 장풍구조가 되고 있다. 일종의 비보풍수가 적용된 셈이다.

청룡에 해당하는 부분에 목릉으로 들어가는 A통로가 있으나 건원릉에는 그다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건원릉주변의 지형구조는 크게 두 가지 문제로 귀결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청룡과 백호는 혈처가 만들어지는 내룡을 둘러싸서 보호하는 형태를 갖춰야 하는데 건원릉이 있는 내룡보다 짧으니 그 임무수행이 곤란한 형세다.

둘째, 청룡과 백호는 혈처를 안으로 감싸는 형세이어야 하는데 건원릉의 두 용맥은 머리를 밖으로 돌리고 있는 형세다. 또 머리를 안으로 돌려도 내룡보다 짧으니 그 임무수행이 불가하다고 보아야 한다.

건원릉 입구의 울창한 송림. 외청룡, 외백호가 관쇄하지 못하나 숲이 바람막이 기능을 한다.
건원릉 입구의 울창한 송림. 외청룡, 외백호가 관쇄하지 못하나 숲이 바람막이 기능을 한다.
청룡과 백호 어느 용맥도 건원릉에 도움이 되지 않는 형세다. 태조 이성계의 후손들을 보는 듯하다. 지금은 지나간 역사에서만 찾아 볼 수 있듯이 숲에 가려져 있는 용호다.

문인곤 풍수지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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