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에 대학생 취업난으로 '혼밥·혼술·혼놀족' 늘고 있다

[노대홍의 한 끗 차이생각(327)]

2016-06-11 07:19:58
혼자 노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동전 노래방'.
혼자 노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동전 노래방'.
필자는 중학교 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배운 것을 기억하고 있다. 사회선생님께서 사람은 싫든 좋든 서로 관계를 만들어가며 그 속에서 만족을 얻는다고 하셨다. 관계를 대별(大別)하면 부모와 자식의 관계, 어른과 아이의 관계,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관계, 지아비와 아내의 관계, 그 외 사람을 총칭한 벗과의 관계가 있다고 하셨다. 이 관계에서 소외되면 외톨이신세가 되며 고대사회의 가장 심한 형벌도 공동체에서 추방하는 출당형(黜黨刑)과 인격권을 빼앗는 팽형(烹刑)이라고 하셨다.

오늘날 학교에서의 괴롭힘 중 왕따가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혼자 밥 먹기의 혼밥족, 혼자 술 마시기의 혼술족, 혼자 놀기의 혼놀족이 대학가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운영하는 CJ CGV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표 한 장만 예매한 관객이 전체의 10.1%로 나타났다. 1인 관객이 10%를 넘긴 건 작년이 처음이다. 그중 37%는 20대였다. 이것을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에 대학생의 취업난까지 겹치며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이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 의하면 15세 이상의 한국인 56.8%는 혼자 여가를 즐기는 걸 선호한다고 답했다. 반면 친구와 함께 여가를 보낸다는 응답자는 8.3%에 불과했다. 보통 혼놀족에 대해서 같이 놀아줄 친구가 없는 외톨이라는 편견이 따라다니지만 사교성이 좋아 친구가 많은 사람도 가끔 자발적으로 혼놀을 즐긴다. 어차피 영화 보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친구와 함께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친구들과 뭐할까, 언제 할까, 의견 맞추느라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걸 혼자 하는 게 낫다. 과거에 비해 혼자 논다고 불쌍히 보는 시선도 없어진 영향이 크다. 실제 최근 한 취업 포털사이트가 20대 1277명에게 혼자 활동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지를 묻자 74.7%가 '없다'고 대답했다. 20대 4명중 3명은 혼자만의 활동을 꺼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영화나 PC방 등에 한정됐던 혼놀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최근 대학가엔 이들을 겨냥한 '동전 노래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보통 500원에 노래 두곡을 부를 수 있도록 만든 방엔 소파와 테이블 대신 노래방기계 하나만 달랑 있고 3.3제곱미터 크기의 반투명 부스로 돼있다. 혼자 오는 손님이 눈치 보지 않고 즐길 수 있게 종업원 없이 운영하는 '무인 노래방'도 등장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혼자와도 남의 눈치 안보고 놀 수 있는 게 장점이라서 온다고 한다.

일본에서 사회성이 부족한 은둔형 인간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묻지마 범행을 저지르는 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사교성 많고 활달한 우리 민족이야 그럴 리 없겠지만 원만한 대인관계 속에서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돼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노대홍 천지인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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