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복귀작 '굿 와이프' 알쏭달쏭하기만…원작보다 미스터리와 스릴 강조

[노대홍의 한 끗 차이생각(371)]

2016-07-24 10:15:15
전도연 주연 tvN드라마 '굿와이프'
전도연 주연 tvN드라마 '굿와이프'
칸의 여왕 전도연이 돌아왔다. 오랜 침묵을 깨고 11년 만에 TV드라마 주인공으로 출연한 것이다. tvN 드라마 ‘굿 와이프’는 7월에 시작해 4회 방영분까지 시청률 5%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케이블 1위에 올랐다.

빌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 정치인들은 성추문사건이 터질 때마다 조강지처(糟糠之妻)의 힘을 빌려 기자회견을 했다. 여기서 모티브를 얻은 미국 CBS드라마 ‘굿 와이프’는 그 자리에 서야했던 아내의 입장을 부각시켜 호평과 공감대를 얻어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시즌7로 종영되자 한국에서도 같은 제목으로 리메이크 한 것이다.

스토리는 이렇다. 잘나가는 유망검사(檢事)였던 남편이 뇌물을 받아 감옥에 들어간 것도 모자라 외도까지 해 망신을 산다. 그가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세상에 다 퍼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의 아내를 알아보고 비웃거나 동정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두 아이는 학교에서 놀림을 받는다. 남편 대신 생계를 책임지려면 아내는 일도 시작해야 한다는 설정이다. 그는 남편과 헤어져 아이들을 데리고 새 출발을 해야 할까? 아니면 믿어달라는 남편 곁에 남아 그를 지지해줘야 할까?

리메이크작의 흥행운명은 원작을 뛰어넘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 되거나 발 벗고도 못 따라가는 족탈불급(足脫不及) 신세가 되는 길이다. 이 프로그램은 방영 전부터 왜 아이돌 출신 나나를 캐스팅했느냐는 비난과 미국 법정드라마를 한국TV에 재현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 시달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회 방영의 평가는 극찬에 가깝다. 잔주름까지 떨릴 만큼 섬세한 감정 선을 표현해내는 전도연의 연기력과 천사인지 악마인지 모를 만큼 경계인(境界人) 연기를 노련하게 해낸 유지태 덕분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김혜경(전도연 분)이 들어가는 재판마다 같은 검사가 나온다든지 연수원을 졸업한 후 15년 만에 법정에 선 변호사가 어떻게 매번 승소만 이끌어내는지 등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굿 와이프가 이 시대 페미니즘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은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한국에서도 지적이고 개성 있는 여성캐릭터들의 활약을 기대했으나 김혜경은 의뢰인을 위해 복수하려고 남편에게 “인맥을 활용해 달라” 부탁하는 민폐녀가 된다. 리메이크작이 원작보다 미스터리와 스릴을 강조한 것까지는 좋지만 원작의 정수(精髓)는 잃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묘하게도 최근 연이어 터지는 가공할 검찰의 비리에 신경이 곤두선 시청자들의 심리상황과 맞물렸다. 온갖 부정부패가 드러나는 법조계의 민낯이 부끄럽고 안쓰럽다. 아픔을 견디며 썩은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는 쾌도난마(快刀亂麻)의 드라마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반면교사도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필요악(必要惡)이기 때문이다.

노대홍 천지인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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