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의 재미있는 브레인 톡톡(11)] 뇌가 젊어야 진짜 청춘…걷고 또 걸어라

2016-10-14 07:02:30
이번 연재는 우리가 일상 중에서 날마다 접하는 쉬운 주제를 다루겠습니다. 우리 삶이 나태하지 않고 자신의 건강에 대해 조금만 진지하다면 ‘해야 한다’는 아주 작은 의지만 세워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오늘은 운동 중에서 우리가 가장 쉽게 할 수 있으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걷기운동을 뇌 과학으로 풀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운동이 우리 신체를 좋게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입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몸에 근육이 생기고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운동을 하게 되면 뇌에 신경세포가 새로 생기고 의식이 바뀐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운동은 뇌와 직결되어 있고, 운동을 하는 것은 뇌를 쓰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운동은 뇌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런데 뇌를 젊게 하고 좋아지게 만드는 첫 번째 비결이 운동이라는 것은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입니다. 몸과 뇌를 따로 생각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뇌를 쓰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뇌는 곧 몸입니다. 몸은 곧 뇌입니다.’ 왜냐하면 신체 곳곳에는 수없이 많은 신경계가 그물처럼 뻗어 있어서 이들로부터 인체의 모든 감각 신호가 척추 뼈 안에 있는 신경섬유다발인 척수를 통해 뇌와 연결되고, 뇌의 운동 출력은 다시 몸 전체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손을 뻗고, 걸음을 걷는 단순한 것부터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일어나는 동작마다 발생하는 모든 감각 신호가 뇌로 전달되어 ‘느낌(지각)’이 일어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운동을 하는 것은 몸을 쓰는 것이 아니라 뇌를 움직이게 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노화가 진행 될수록 뇌 속의 네트워크 연결은 감소하게 되는데, 이 중 특히 초기모드(DMN ; default mode network)라는 네트워크 저하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걷기운동을 규칙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반복해야 하고, 그럴 때 비로소 우리 뇌는 늙는 현상을 정지하게 됩니다. 역설적으로 매일 걷기 운동을 습관적으로 하게 되면 늘 젊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로 바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젊음이란 단지 나이의 많고 적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죠. 20대 청년이지만 움직이지 않고 안주하는 삶을 좇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가 좀 든 60대이지만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하루를 활기차게 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요컨대 나이가 젊음을 대변해 주는 것이 결코 아니죠. 뇌 나이가 젊은 사람은 몸도 마음도 젊음을 유지하게 됩니다. 뇌가 젊으니까 활기차게 행동하고, 활기차게 행동하니까 뇌가 젊어지게 됩니다. 젊음의 선순환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게 됩니다.

우리의 건강한 두 다리로 걷는 순간 선순환은 생성됩니다. 다리가 걷기 운동을 시작하면 뇌도 덩달아 해당 영역이 활동을 개시하며 씽씽 달리게 됩니다. 두 다리와 양팔을 이용해서 역동적으로 걸으면 우리 인체의 100개가 넘는 근육이 동시에 움직이게 됩니다. 온몸 운동을 하는 셈이죠. 그래서 걷기만 잘 해도 웬만한 잔병의 치료 효과를 얻게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뇌는 ‘보상행동’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기쁘고 즐거웠던 기억을 꺼내서 이를 반복하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걷기운동을 할 때 즐겁고 경쾌하게 하게 되면 뇌도 긍정적으로 활성화 되어 보상행동으로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뇌 과학의 입장에서는 뇌가 젊어야 진짜 청춘이라고 합니다. 한 때 고급 외제 자동차 이름을 딴 신조어가 장안에 회자된 적이 있었지요? 얼핏 생각해도 우리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말이죠. 그것은 바로 ‘BMW’입니다. 버스(Bus)나 자전거(Bicycle), 지하철(Metro), 도보(Walk)의 영어 머리글자만 따서 합성한 조어죠. 이 의미를 살펴보면 육신이 좀 불편하더라도 더 많이 움직이는 삶을 살겠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시대적 조류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BMW는 움직임입니다. 바로 운동인 거죠. 사람이 운동을 하게 되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치매,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의 예방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으며, 면역력이 높아져 전반적으로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이런 차원을 넘어 마음과 뇌에 놀라운 효과를 주게 됩니다. 화, 불안, 우울 등을 달래주는 스트레스 해소 효과,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뇌를 젊게 해주는 창의력 효과, 단조롭게 이어지는 현대인의 생활에서 마음을 넓혀주는 감성 자극 등이 운동의 또 다른 효과입니다. 부외적으로 교통비를 절약하는 경제적 효과도 함께 따라 주니까 일거다득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사실 뇌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최근 첨단 뇌 촬영 장치 등에 의한 연구를 통해 운동이 뇌에 미치는 효과가 심오하고 복잡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결과입니다. 지난 10여 년간의 동물 실험 결과, 뇌의 특정 부위 신경세포가 운동을 통해 쉽게 생성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죠. 인간도 예외가 아닙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팀이 밝힌 바에 의하면, 일주일에 10㎞ 이상을 걷는 사람들의 뇌를 MRI(자기공명영상)로 촬영해 걷기를 거의 하지 않은 사람들의 집단과 비교해 본 결과 전자는 후자에 비해서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뇌의 전두엽이 평균 16%나 커졌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전두엽은 알다시피 의사결정, 여러 가지 일의 동시 진행, 기획 등과 관련한 고차원적 기능을 하는 영역이죠. 뇌의 고차원적 기능을 개선하려면 빠르고 오래 걷는 방법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걷는 것 자체가 고도의 두뇌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강조할만한 사실은 규칙적인 걷기운동이 뇌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운동이 근육에 미치는 영향만큼 인지능력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운동할 때 직접적으로 뇌에 일어나는 변화는 유산소 운동에 의한 많은 량의 혈액공급에 있습니다. 혈액량이 많아지면 뇌에 전달되는 산소량도 함께 많아져서 뇌세포에 영양공급을 원활히 하게 됩니다. 따라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뇌에서 생기는 신경성장 유발물질인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수치가 높아지게 됩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신경과학자 페르난도 고메즈 피니야는 “BDNF가 많은 뇌일수록 더 많은 지식을 수용할 능력이 있는 반면 BDNF가 낮은 뇌는 새로운 정보가 들어와도 스스로 차단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BDNF를 만드는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사람은 뇌가 새로운 사실을 저장하고 그 기억을 되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뇌 부위 중 대뇌는 ‘운동뉴런’이라는 골격근이 연결되어 있는 무수한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신경세포들은 대뇌에서 뻗어 나온 복잡한 회로를 거쳐 골격근과 대뇌 사이에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근육의 수축을 일으켜 의도적인 운동을 행하게 만듭니다. 바로 인간의 사고나 감정, 동작 등은 이러한 정보에 의해 조종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걷기, 달리기와 같은 동작도 이들 뉴런의 지시 하에 인체를 움직이는 과정일 뿐입니다. 따라서 뇌세포들이 활성화는 운동신경 발달에 있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 하이델베르그대학 근처에 ‘철학자의 길’이 있습니다. 이 길은 산책로이자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보로 1시간 정도 걸리는 이 길은 헤겔, 베버, 야스퍼스 같은 유명한 철학자들과 괴테와 같은 대문호들이 자주 산책한 것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가벼운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산책은 이들이 세기의 저작들을 만들어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였다고 전해집니다. 늘 다니던 익숙한 길을 걸어가며 문제를 고민하고, 그 해결을 위해 뇌기능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산책이라는 걷기운동이 사용된 것입니다. 철학자의 길에 구호를 만들어 팻말에 새긴다면 ‘걸어라, 또 걸어라. 그러면 풀릴 것이다.’라는 말이 맞춤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운동은 혈압을 정상화시키고 혈액 응고를 억제하여 뇌와 관상동맥 혈전증을 예방함으로써 각종 생활습관병(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너무 편리해진 생활로 인해서 대다수 현대인에게 운동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우리의 몸은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이 노화와 더불어 체력저하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운동을 하지 않게 되면 신체 전반의 생리적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고, 면역력이 떨어짐은 물론 자율신경과 호르몬의 균형이 불일치하는 현상을 가져오게 됩니다. 또한 운동이 부족한 사람의 경우 뇌의 영양소라고 할 수 있는 혈당이 충분하지 않아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가 점차 줄어들고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브레인닥터 김종상 교수(원광디지털대학교/Ph.D. neuro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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