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의 재미있는 브레인 톡톡(13)] 감각과 운동 신호의 중계소 '시상(視床)'

2016-11-11 10:53:55
두 주간 연재를 쉬었습니다. 많은 지인들이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옵니다. 시국이 하수상하니까 혹시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걱정 섞인 안부를 전해 온 것입니다. 국내는 국내대로 소위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어난 게이트로 국가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고, 성격은 다르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놓고 이야기가 무성합니다. 미국의 보편적 가치 기준에서 보면 도저히 당선되어서는 안 될 ‘성격적으로 건강하지 않고 우스꽝스러운 후보’가 당선된 것이라는 것이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만 뉴욕시립대 교수는 NYT에 ‘우리가 모르는 우리나라(Our unknown country)’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미국은 실패한 나라, 실패한 사회인가”라고 자문하며 참담하고 우려스러운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도 자괴감에 빠져 있는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모든 일련의 행위들을 뇌과학에서 보면 ‘단순한 신경세포의 분자적 행동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너무 간단하고 자명한 답이죠. 이런 해석된 결과, 즉 모든 관점들은 뇌 입장에서 보면 결국 뇌가 지배하는 인지나 의식의 소산이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느끼는 환경이겠지만, 고백하건대 연재한다는 것은 이래저래 상당한 부담과 압박이 커서 그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며, 삶이 긴장감으로 팽팽합니다. 어찌 보면 생명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죠. 이런 상태를 뇌의 신경세포가 늘 흥분되어 고양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이라면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리 행복하다거나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는 할 수 없겠지요. 이런 상황에 처하면 교감신경계의 길항작용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고 신체의 항상성 유지가 어렵게 되죠. 소위 자율신경실조 현상이 나타나고요, 그 결과 면역력이 떨어져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글을 쓴다는 것은 보이지 않은 독자들과 쌍방향 교류를 통해 사회 의식을 높이고 깨우치게 한다는 것과, 필자의 글을 통해서 독자들의 삶의 방향이 전환되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통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할 기회와 마주할 수 있다는 것들이 위로와 행복감으로 작용하여 부정적 요인을 상쇄(相殺)하고도 남습니다.

상당한 시간을 품 들여 쓴 짧은 지식 나눔이지만 뇌라는 분야가 그렇게 녹록한 학문이 아니라서 관심을 갖고 보는 독자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잠깐 자리를 뜬 분주한 시간 동안 그 반대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인들이나 SNS를 사용하는 많은 분들의 관심이 쇄도하였으며 학문적 호기심과 함께 기다림에 대한 갈증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주제를 먼저 선정하고 관련된 수많은 자료들을 탐색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나누어 분석하고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선택하여 문장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그런 재주가 부족하여 늘 아쉬움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인 위험을 무릅쓰고 돈키호테 정신으로 부족한 글을 계속 연재하겠습니다.

이번 연재의 주제는 변연계 기관의 하나인 ‘시상(Thalamus)’입니다.


먼저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서 말씀드리죠. 시상의 개념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아이스크림을 보았을 때 냄새를 맡을 것인지, 맛을 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대뇌이지만, 냄새나 맛을 대뇌피질의 특정 감각영역으로 보내주는 것이 시상의 역할, 즉 중계소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시상은 지난 연재에서 다루었던 시상하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시상하부의 바로 위에 위치해 있는 기관이죠. 이 기관들은 태생이 간뇌(diencephalon)와 종뇌(telencephalon)입니다. 시상은 해부학적으로 뇌의 정중앙에 위치합니다. 두 개의 대칭적 구조물로 대뇌의 기저부분 백질에 묻혀있는 커다란 핵 덩어리이죠. 뇌의 중심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전신의 감각기관과 뇌 사이를 이어주는 중계소 역할을 더욱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지요.

해부학적으로 살펴보면 계란 모양의 시상은 좌우 한 쌍이 서로 나란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상의 크기는 길이가 3cm, 폭이 1.5cm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좌우 시상은 직접적으로는 서로 신경섬유로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좌우 시상 사이에는 뇌척수액이 차있는 제3뇌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시상은 후각을 제외한 신체의 모든 감각기관의 신호를 받아 대뇌피질로 전달하는 중계소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감각신호를 선별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대뇌피질에 전달합니다. 중계소가 제 기능을 잘 하지 못하게 될 경우 어떻게 될까요? 삶에 많은 문제가 따르게 될 것입니다.

《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 ; 박문호》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대뇌기저핵에 의한 운동회로, 감정회로, 인지회로, 안구운동회로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시상을 알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10개 이상으로 구성된 시상핵들이 각각 대뇌피질과 서로 연결되어 감각과 운동 그리고 의식작용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이죠.

운동과 감각을 중개하는 시상은 대뇌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후각을 제외한 시각, 청각, 체감각의 감각신호를 시상의 핵들이 대뇌피질로 중계합니다. 그리고 시상핵과 대뇌연합피질과의 상호연결 상태를 제럴드 에델만은 ‘dynamic core’라 부르며 인간의 의식작용이 생성되는 영역으로 설명합니다.

시상핵은 대뇌피질의 연결과 그 역할에 따라 특수감각핵(복후외측핵, 복후내측핵, 내측슬상체, 외측슬상체), 운동핵(복측전핵, 복외측핵, 중심핵), 변연계 연결핵(전핵, 등쪽내측핵), 비특수핵(시상그물핵, 시상수질판내핵) 이렇게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각 핵들의 중계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좀 복잡한 내용입니다. 사실 전문가들이 아니라면 이런 형태로 중계된다는 정도만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내측슬상체는 속귀의 달팽이관으로부터 오는 감각신호를 대부분 받아서 대뇌의 청각피질로 전달합니다. 눈으로 보는 시각 정보는 망막에서 기원하며 외측슬상체서 처리과정을 거친 다음 후두엽의 일차시각피질로 전달하게 되면 주변의 시각피질로 시각입력의 추가적인 신호처리과정이 하두정엽과 측두엽으로 진행됩니다. 하두정엽으로 진행되는 시각처리는 대상의 움직임을 지각하고 손 운동을 유도하는 무의식적 시각입니다. 반면 측두엽의 시각처리는 형태와 색깔 그리고 사물을 인식하는 의식적 시각정보입니다. 시각정보는 해마에서 유두체로, 유두체에서 시상전핵으로 시상전핵에서 대상회로 입력되어 파페츠회로(Papez circuit)를 형성합니다.

외측슬상체와 함께 이보다 훨씬 더 큰 외측핵(시상베개)에서 시각피질의 몇몇 부위에 부가적인 감각정보를 전달합니다. 얼굴피부와 입안 감각정보는 삼차신경을 따라서 삼차신경 시상로를 통해 복후내측핵에 전달됩니다. 시상에는 들어오는 신경섬유와 나가는 신경섬유가 모두 존재합니다. 복외측핵으로 연결되는 신경섬유에는 대뇌피질의 전운동피질 부위에서 시작된 신경신호가 들어오는 섬유는 많습니다. 등쪽내측핵으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신경은 전전두엽 대뇌피질에서 시작된 것들입니다. 또한 편도체로 들어온 감정에 관한 신경신호가 등쪽내측핵을 통해서 전두엽과 연결됩니다. 이 회로는 본능적 감정이 판단과 예측의 뇌 영역인 전두엽과 연결되어 인지작용에서 감정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시상은 상행감각을 대뇌피질로 전달하며, 하행운동 출력을 산출하기 위해 전두엽과 기억회로를 서로 연결시키게 됩니다. 이러한 시상의 중계역할을 바탕으로 대뇌기저핵과 시상이 상호 연결되어 운동회로, 인지회로, 감정회로, 안구운동회로를 형성하게 됩니다.

다시 정리하면, 시상은 감각자극을 대뇌피질로 중계합니다. 후각은 후각피질에서 시상등쪽내측핵, 얼굴의 촉각은 복후내측핵, 손과 발에서 올라오는 자극은 복후외측핵, 청각은 하구를 거쳐 내측 내측슬상핵, 시각은 상구를 거쳐 외측슬상핵을 통해 대뇌피질로 중개됩니다.

시상이 대뇌피질로 올려 보내는 감각입력은 우선적으로 전달하게 됩니다. 그런 결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새로운 사실에 주목하며 무의식적 습관화 반응으로 처리하여 대뇌피질에 인지적 부담을 감소시켜 줍니다. 범주화가 적응적으로 바뀌는 과정이 바로 인지학습인데요, 기존의 범주화된 내용에 새로운 정보가 추가되면서 사건과 사물에 대한 범주화는 점점 더 확장되고 분화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뇌간 그물형성체의 활성에 의해 대뇌피질이 흥분하여 의식적 각성상태를 유지합니다. 그물형성체에 의한 ‘의식상태’에 감각입력에 의한 ‘의식내용’이 채워지는 것이죠.

우리의 몸은 상호 정보전달 체계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유연하고 신속하게 손발운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척추동물의 뇌 속에 존재하는 운동신경시스템이 장구한 세월을 거쳐 진화한 결과입니다. 동물의 진화는 움직임을 통해서 자연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정확히 운동하려면 몸의 균형을 조절해야 하고, 동작을 계획해야 하며, 목표물에 주의를 집중해야 합니다. 몸동작에는 항상 목적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목적이 없는 움직임은 생명 없는 물체의 물리적 움직임에 불과합니다. 인간의 행동은 의도를 가집니다. 목적성을 가진 움직임이야말로 행동인 것입니다. 인간만이 미래의 목표를 향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정보전달을 하는 중계소로써 시상의 역할이 있는 것입니다.

브레인닥터 김종상 교수(원광디지털대학교/Ph.D. neuro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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