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의 신비한 브레인 톡톡(19)] 꿈은 일장춘몽…꿈해몽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어

2016-12-31 08:35:21
이번 연재는 꿈이라는 토픽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지난번에 수면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꿈은 수면과 연결되기 때문에 그에 이어서 독립적으로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합니다. 물론 잠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이야기할 것입니다.

2017년 정유년이 머지않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새해를 맞습니다. 꿈과 희망으로 새로운 다짐을 하며 소원성취를 빌어봅니다. 좋은 꿈 많이 꾸시고, 그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이때를 즈음하여 (의미는 약간 다르지만 어쩌면 연관성을 갖는) 꿈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 시기적으로도 시의적절한 주제가 아닐까도 생각합니다.

혹연, 우리들 중에 살아오면서 꿈을 꾸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있으면 손 한 번 들어보세요? 아마 장담하건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꿈을 꾼 경험과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렘수면을 하는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조차도 꿈을 꿀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까요. 상상하건대 꿈은 그 내용들도 다양하고 에피소드(episode)도 매우 다채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꿈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수면 중에 뇌의 화학작용에 의해 저절로 꾸게 됩니다. 그러면 왜 그렇게 꿈을 꾸는지에 대해서 잠시 후 뇌 과학적으로 함께 탐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더듬어 보면 재미있는 일화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요셉과 다니엘의 꿈의 해몽 이야기가 기록 돼 있죠. 창세기에 애급으로 팔려간 요셉의 구사일생과 인생역전을 볼 수 있는 꿈 해몽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로왕이 꾼 기괴한 일곱 마리 소꿈을 해석하는 대목인데요, ‘온 천하에 7년간의 큰 풍년이 있고, 다음 7년에 또 큰 흉년이 있으리라’는 꿈을 해석하여 일국의 총리대신이 되었다는 스토리입니다. 또한 다니엘서에 나타난 해몽이야기입니다. 바빌로니아 칼데아 왕조의 네부카드네자르(느브갓네살) 2세가 2가지 꿈을 꿨는데, 하나는 머리가 금으로 만들어진 석상이 부서지는 것과 그를 뜻하는 나무가 나오는 꿈이었죠. 다니엘이라는 선지자가 그것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해석을 하여 왕의 신뢰를 얻었다는 이야기죠. 꿈의 해석 결과 전자의 꿈은 바빌로니아 멸망 이후 나타날 나라들에 대한 것이고, 후자의 꿈은 왕이 야생으로 쫓겨나 7년간 고생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19세기의 유기화학자 케쿨레는 자기 자신의 꼬리를 문 뱀을 꿈에서 보고나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벤젠 분자의 구조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꿈을 관찰해보면 아주 흥미롭지요. 보세요. 꿈속에서는 불가능한 일도 이루어지고 희망하는 일도 이루어지죠. 꼭 드라마 같아요. 드라마(drama)의 어원이 dream에서 왔다고 하니까 드라마 같다는 말이 꿈과 무관하지 않군요. 낙하산을 타고 땅으로 착륙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엉뚱하게 낙하산 줄을 잡고 암벽등반을 하듯이 위로 올라가는 황당한 꿈도 꿉니다. 꿈 내용의 많은 부분이 공간상에서 일어나는 터무니없고 맥락 없이 기묘한 과잉운동의 연속인 거죠. 소뇌도 꿈꾸는 동안 강력하게 활성화 됩니다. 꿈에서는 슈퍼맨처럼 하늘을 날 수도 있고, 날갯짓도 합니다. 아주 재력이 탄탄한 회사 경영자가 될 수도 있고, 예쁜 아가씨와 사귈 수도 있죠. 싸움에서 이길 수도 있고, 복권에 당첨될 수도 있어요. 엄청난 황금이 넘쳐납니다. 땅을 아무리 파도 화수분처럼 끝없이 황금 덩어리가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정말 다양합니다. 이와 같이 꿈에서는 현실 상황에서 이루기 힘든 일들도 손쉽게 이룰 수 있습니다. 그래서 꿈과 dream은 그 뜻 자체로 허망한 꿈일 수도 있지만,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dream을 현실에서 한 번 이루어 보려는 희망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요?

매일 밤 우리는 완전한 의식도 아닌 그렇다고 무의식도 아닌 신비로운 상태로 들어갑니다. 인류 역사를 통하여 수면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생애의 많은 부분을 잠에 할애하고 그 과정에서 한 인간의 또 다른 역사가 꿈처럼 이루지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밤의 역사라고 해야 더 근접한 표현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선조들의 생각은 이런 것 같습니다. 형이상학적으로 밤에 꿈을 통하여 영혼이 몸을 떠나 세상을 떠돈다는 비약적인 생각을 한 것이죠. 그러나 대부분의 신경과학자들은 꿈이 뇌의 자발적인 신경활동의 부산물에 불과하다고 믿습니다. 결국 꿈은 뇌가 버리는 쓰레기 정도일 뿐 아무 것도 아닌 셈이죠.


자! 여기서 우리가 심각하게 숙고해야 할 개념이 하나 있습니다. 비록 꿈이 과학에 바탕을 둔 생물학적 혁명으로써 꿈속의 변화된 의식 상태는 매우 흥미롭고 정보가 풍부한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신경생리학적으로 밝혀진 이론에 의하면 꿈은 그 자체로 아무런 특별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의식적인 경험과 마찬가지로 꿈은 잠자는 동안 뇌의 활성을 우연히 자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다지 가치 없는 것에 대해서 해석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무의미한 꿈의 해몽에 시간낭비하며 일희일비 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해 드리고 싶습니다.

꿈의 사전적인 의미는 이렇습니다. 첫째, 수면 중에 일어나는 신경생리학적인 측면에서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을 이야기 하는 부분과, 둘째,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또는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을 의미하는 비유적인 꿈이 바로 그것입니다.

앞서 연재에서 다룬 내용입니다만 뇌가 휴식하는 상태에서 나타난 비렘(non-REM)수면인 서파(徐波)수면의 4단계를 지나, 몸이 휴식하는 상태인 렘(REM)수면 상태가 되면 가장 생생하고 자세한 꿈이 발생하는 단계가 됩니다. 꿈의 특징은 황당한 내용들로 구성된다는 것인데 어릴 때는 그 렘수면기가 성인보다 길지요. 출생 직전의 태아는 24시간 렘수면 상태입니다. 갓난아이는 비렘수면과 렘수면의 비율이 거의 50:50 정도였다가 성인이 되면서 렘수면기가 점점 줄어듭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의 꿈꾸는 시간이 성인보다 더 길다고 할 수 있겠네요. 꿈은 렘수면 시에 80%, 비렘수면인 서파수면에서 20% 가량 발생합니다. 렘수면의 꿈은 놀람 반응으로 가득한 운동성이 풍부한 내용이며, 서파수면의 꿈은 시각 장면의 반복이 흔하며 이야기로 엮어지지 않습니다.


꿈의 역사를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수면 중에 뇌의 활성화를 깨닫는 데까지는 반세기(1900~1953)가 걸렸습니다. 그 후 그 발견에 적응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 또 반세기가 걸렸지요. 그런데 아직도 꿈의 내용적 분석이 가져다주는 해석의 권능에 대한 가망 없는 환상에 매달리고 있는 완고한 저항자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1950년대에 렘수면이 발견되면서 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전되는가 싶었는데 거의 반세기 동안 주춤하다가 1990년 경 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다양한 영상기법들의 출현으로 뇌 과학적 접근이 더 용이해 지면서 꿈에 대한 연구가 다시 활발해졌습니다. 하버드대학 수면센터 앨런 홉슨(Allan Hobson) 소장이 꿈에 대한 연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연구했는데 주로 뇌간을 중심으로 신경조절물질과 꿈 사이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성과를 냈습니다. 소위 뇌 과학이 출현한 이때부터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와 그의 추종자들이 사변(思辨)철학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주장들은 가당찮은 농담으로 간주하여 작별을 고하게 됩니다. 당연한 일이죠. 그들의 이론적 바탕이 세상의 웃음꺼리가 되었던 이유는 행동을 관찰하지 않았고, 신경학적 기능을 측정하지 않았으며, 자연과학자의 태도와 수단을 가지고 꿈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들은 거의 종교적 도그마에 가까운 신념을 가지고 ‘꿈’을 정의하였는데 ‘무의식적 소망’을 위장하기 위한 ‘심리적 보호 장치’라는 공허한 주장을 했던 것입니다.

앨런 홉슨에 따르면, 꿈이란 정신분열증 상태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전두엽(배외측전전두엽)이 비활성 상태이므로 꿈의 내용은 지리멸렬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이 보이는 것은 꿈꾸는 동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와 함께 시각연합영역이 공조하여 강하게 활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꿈꾸는 동안 시각기억은 전두엽(배외측전전두엽)의 통제 없이 인출되어 시각 연상의 과잉이라는 특징을 갖게 됩니다. 꿈을 생각해 보면 아마 다양한 시각 이미지들이 계속 흘러갈 것입니다.

꿈은 교뇌와 시상(외측슬상체), 연합시각영역이 강력하게 꿈속에서 활동합니다. 꿈을 이해하는 데는 신경화학적으로 중요한 물질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여야 합니다. 그것은 꿈을 제조하는 원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세 가지 신경조절물질이 꿈을 만드는 데 관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그리고 아세틸콜린입니다.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은 아민(amine, 암모니아에서 유도되는 질소를 포함한 알칼리성 유기화합물)계에 해당하고, 아세틸콜린은 콜린(choline, 활성면에서 비타민과 관련된 질소를 포함한 인지질의 한 성분으로 세포막을 이루는 요소)계에 해당하는데 이것들이 바로 꿈을 만듭니다.

우리가 깨어 있을 때는 아세틸콜린,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조절물질이 균형을 이루는데 비렘(non-REM)수면일 때는 세로토닌이나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아민계 신경세포 활동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죠. 더불어 렘(REM)수면 상태의 꿈꾸는 동안에는 거의 나오지 않게 됩니다. 그 결과 꿈의 내용을 기억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아세틸콜린 수치는 오히려 렘(REM)수면 상태일 때 높아집니다. 아세틸콜린은 기억의 강한 인출인데요, 렘수면 때 아세틸콜린 작용으로 인해서 과거 기억들이 영상 이미지로 떠오르게 됩니다.

꿈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요. 우리가 확실히 인식할 수 없는 깊은 수면 단계에는 격렬한 감정과 터무니없는 내용의 꿈이 자주 등장하죠. 이런 꿈은 대부분 깨자마자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때 뇌는 그리 활발히 움직이지 않지만 정보를 서서히 처리하여 기억으로 저장합니다. 한편, 렘(REM)수면 단계에서는 뇌가 굉장히 활발히 활동하면서 생생하고 강력한 ‘가상현실’을 만들어 냅니다. 어떤 줄거리가 있는 꿈이 대부분이죠. 이 단계에서 감각을 처리하는 뇌 부위는 굉장히 활발히 움직입니다. 이때 우리가 하는 경험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영역인 전두엽 부위는 완전히 활동을 중단하기 때문에 꿈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생겨도 뇌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입니다. 꿈을 꿀 때는 뇌가 쉬는 것이 아니라 몸이 휴식을 취하는 렘(REM)수면 상태이기 때문에 이때는 골격근에 신경자극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 결과로 몸은 꼼짝달싹 할 수 없게 됩니다. 꿈을 꾸는 동안의 뇌파는 우리가 각성상태일 때와 같이 비슷한 뇌파가 출현합니다.

일반적으로 꿈을 꾸다가 깨어 있는 상태로 모드가 바뀔 때는 뇌에 변화가 몇 가지 일어나게 됩니다. 유입작용을 가로막던 작용이 사라져 외부의 감각정보가 뇌로 다시 유입되죠. 이는 꿈을 형성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형성되던 감각을 중단시키고 그보다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운동피질에서 외부로 나가는 신호도 다시 전달됨으로써 우리 몸은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구조입니다. 더불어 전두엽이 활성을 되찾으면서 우리의 의식은 정상 상태로 돌아가고 우리는 다시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또 환상과 현실의 차이도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자각몽이라는 게 있는데요, 잠자는 동안 내부와 외부로 향하는 신호는 계속 억제되면서 전두엽 부위만 ‘깨어날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전두엽이 활성화되므로 나중에 무슨 꿈을 꾸었는지 더듬어 기억할 수 있습니다, 또 깨어 있을 때처럼 꿈속 사건을 경험하기도 하죠. 자각몽을 꾸는 동안에는 깨어 있으면서 몽상할 때처럼 행동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몽상에 비해 훨씬 더 강렬하고 실제같이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꿈과 관련해서 할 이야기가 많은데 지면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하기로 하고 꿈의 특징 몇 가지를 살펴보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첫째, 시간과 공간이 뒤죽박죽이라는 점이고 순서가 무시되어 맥락에 맞게 나열되지 않습니다. 꿈속의 장면을 떠올려보면서 공간과 시간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분명히 초등학고 운동장이었는데 모퉁이를 바로 돌면 느닷없는 다 허물어진 창고가 나타나고 시골마을이 나타납니다. 공간이 섞여 있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중학교 시절에 맞았던 겨울방학 때 같은데 대학시절 학기말 시험 장면이 나오고, 순간적으로 군대 생활의 사격장면으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마구 뒤섞여 있습니다.

둘째, 반성적 사고가 되지 않습니다. 동전을 줍는 데 바닥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많은 자루에 동전을 가득 담으면서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아요. 꿈꾸는 동안에는 전혀 반성적, 이성적, 논리적 사고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셋째, 꿈은 최근 기억보다는 어렸을 때의 장기기억을 불러옵니다. 오랜 시간을 보낸 직장의 상황이나 배경 또는 그런 분위가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감각기관, 기억영역에 들어가는 모든 정보를 비교, 예측, 판단하는 전두엽(배외측전전두엽)이 활성화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꿈은 스토리를 만들 수도 없고, 꿈꾸는 동안에 더하기나 빼기나 산수를 계산할 수도 없습니다. 언어가 나오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전두엽이 작동불능 모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지요.

꿈은 오직 꿈일 수밖에 없습니다. 꿈은 신경조절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세로토닌이 거의 분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세틸콜린이 두드러지게 나와 강력한 연상 작용을 일으켜 시각연합영역에 기억된 다양하고 오래된 기억들이 자유로이 인출된 상황을 만듭니다. 이때는 전두엽이 활성화되지 않음으로써 인출된 기억들이 시간과 공간상에서 의미 있게 조합되지 않게 됩니다.

꿈이 꿈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첫째, 고삐 풀린 대뇌기저핵의 운동성이 마음껏 발휘되어 무슨 일이라도 가능하게 만드는 강력한 감각 운동적 특성이 있어서 하늘로 날거나 물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가상의 위력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둘째, 꿈속에서는 일상에서처럼 은유적 언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과적으로 연계된 생각이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셋째, 꿈은 거의 기억되지 않죠. 그 이유는 본질적으로 또는 진화적으로 잊어져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꿈꿨던 것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살아서 깨어 있는 동안 그대로 표출된다면 생존의 근간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깨어 있는 동안 꿈이 계속 기억되면 표출된 영상이 외부에서 들어온 것인지 내부에서 만들어진 영상인지 구별할 수 없게 됩니다. 꿈이라는 내부 신호와 현재의 환경입력 사이에서 구분을 못 하는 상태가 되면 정신분열증 현상에 직면하게 됩니다. 생존에 위협적입니다. 꿈과 현실을 분리하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꿈은 기억나지 않도록 진화된 것입니다. 그렇게 가능하도록 하는 역할을 노르아드레날린이 맡아서 꿈꿀 때는 거의 분출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 방법으로 기억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죠. 참으로 정교하고 신비합니다.

우리가 꿈을 꾼대로 행동한다면 우리를 뭐라고 부를까요? 당연히 미친 사람이라고 하겠죠. 꿈은 그 자체로 미친 현상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매일 밤 일시적으로 정신분열 상태를 맞이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민간에서 흔히 하는 꿈의 해몽이라는 것은 뇌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별로 의미도 쓸모도 없는 일종의 미신행위로 치부할 수 있겠습니다. 미안하게도 이런 말씀을 드리면 꿈의 해몽을 믿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정신적인 공황상태가 올지 모르겠지만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물론 과학적이지 않고 합리적 정합성이 없더라도 해몽 그 스스로는 나름대로 일리는 있을 테니까 그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일생을 바쳐 꿈을 연구한 앨런 홉슨의 주장을 존중하여 “꿈은 정신분열 상태와 같고 넌센스”라는 것은 공감합니다.

장자가 일찍이 설파한 장생호접몽(莊生胡蝶夢)이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周與胡蝶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莊子內篇齊物論>”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니 유쾌했지만, 자기가 장자인지 알지 못했고 꿈을 깨니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었는지 나비가 꿈에 장자로 되었던 것인지 분간 못 하겠더라 했는데 뇌 과학적으로 풀어보면 일치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학문은 서로 통하는 것이니까요.

결국 인간은 착각하는 뇌를 가지고 현실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 자체가 꿈인지 현실이지 모르고 사는 것이 꿈과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시길 두 손 모아 축원합니다.

브레인닥터 김종상 교수(원광디지털대학교/Ph.D. neuro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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