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의 신비한 브레인 톡톡(20)] 내가 웃으면 세상도 따라 웃는다…웃자 웃자, 한 번 크게 웃어보자

2017-01-17 06:00:50
웃음보
웃음보
2017년에는 누구라도 많이 웃고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인사드립니다. 그간 이 연재와 함께해 주신 글로벌이코노믹 독자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고, 맑고 풍성한 웃음이 넘쳐나시기를 만사형통하는 마음을 모아 기원합니다.

새해에는 청복(淸福)을 누리며 기쁘게 살자는 의미에서 ‘웃음’이라는 주제를 발제 했습니다. 해가 바뀌어 연재의 첫 글이 되겠습니다. 많이 늦었지요? 글이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잡히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때는 시간을 주어서 뇌를 달래야 합니다. 너무 뇌를 혹사시키면 한 순간 모든 것을 보이콧 하는 경우가 생겨요. 하루에 거의 20시간 정도를 두 달 가까이 쉬지 않고 부려먹었더니 태업을 한 겁니다. 제 미안한 마음을 대변하는 넋두리였습니다.

웃음보다 더 좋은 습관은 없다고 합니다. 또한 ‘웃는 사람이 장수한다.’는 과학적으로 신뢰할 만한 이야기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소문 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이 있습니다. 잘 아시죠? ‘웃는 집 대문으로 온갖 복이 들어온다.’는 간결한 의미를 담고 있는 우리 속담입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이 말은 어감이 좋아선지 무언가 가득 찬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상승되기도 합니다. 웃음과 복을 어떻게 연결했을까? 해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이것은 그냥 속담이 아니라 지혜가 넘쳐나는 아주 과학적인 연결입니다. 웃음은 뇌 작용, 전신 근육 작용, 전염성에 의한 공감작용, 면역 효과 및 진통효과 등으로 이루어진 인간에게 필수적인 요소이자 건강을 위해 잘 갖춰진 안성맞춤입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얼마나 웃고 지냈습니까? 저의 경우 오늘 얼마나 웃었는지 돌이켜 생각해 보니까 억지웃음까지 모두 합하면 50회 정도 됩니다. 다행히 성인 평균을 넘었습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웃음에 얽힌 이야기와 뇌 과학에서는 웃음을 어떻게 이야기 하는지도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뇌를 즐겁게 자극해서 웃음을 자아내도록 이와 관련된 일화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 선교사가 포교활동을 목적으로 어느 대륙에 도착했는데요, 원주민들이 모두 옷을 벗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온몸에 난 털 때문에 도대체 사람인지 원숭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본국으로 급히 전보를 쳤는데 그 전보 내용은 “이곳에 도착해 보니 사람인지 동물인지 도무지 구분할 수 없는데,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뭔가?” 얼마 후 전보가 도착했는데요. 그 회신이 참 명답이군요. “웃는 것이 사람이고 웃지 않는 것이 동물이다.”

사람만이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재미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과연 사람만이 웃을 수 있는 것일까요? 연구 결과로 밝혀진 바에 의하면 다른 동물, 즉 침팬지와 쥐, 개, 소 등도 그들의 방식으로 웃는다고 합니다. 물론 사람처럼 무리지어 상호관계를 연결하는 감정적 배경을 만들기 위해 웃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인간의 특징 중 다른 생물과 구별되는 것 중의 하나가 웃음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이제 좀 전문적인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사람의 마음을 소리나 표정의 변화로 나타내는 방식의 하나가 웃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의 긴장이 갑자기 무너지고 즐거움과 여유, 대상을 비판할 수 있는 심리적 거리가 생길 때 웃음이 나오는 것이죠. 예사 웃음은 얼굴의 표정 변화와 함께 목구멍을 거듭 울리는 소리 값을 가집니다. 반면에 표정에 변화만 있고 소리는 없는 웃음도 있고,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웃음도 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웃음과는 또 다른 웃음의 한 형태가 되겠죠.

기왕에 웃음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으니 때마침 이 기회를 빌려 많이 웃는 계기로 삼고 더불어 생활습관도 바꾸면 어떨까요? “나는 어떤 경우에도 무조건 웃고 산다.”뭐, 이런 슬로건을 만들어서 실천하면 새해에 좋은 생활환경을 만들고 행복 시작의 초석을 놓게 되는 것은 아닐는지요? 웃음을 통해서 몸이 건강해지면 뇌도 건강해지고, 그 전염성으로 인해서 사회 공동체에도 전달되어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언어는 교육을 통해서 배우지 않으면 이해나 구사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웃음을 배워서 익힌 사람은 아마 이 지구상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어머니한테 태어난 이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절로 웃게 됩니다. 어린이는 갓난아이 시절부터 방긋방긋 웃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이 함께 있을 때 쓰고 있는 언어가 각자 다르지만 우스운 일이 벌어지면 함께 웃습니다. 그래서 웃음은 만인의 공통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사회적 신호기능을 하는 도구죠.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이 웃으면 나도 따라 웃고, 남이 웃는 모습만 보아도 이내 동화되어 덩달아 즐거워지는 공감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웃음으로도 충분히 상호간에 관계를 잇는 신호 도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사람의 웃음이 동물보다 더 사회적인 이유가 되겠습니다.

웃음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사람들은 일생 동안 약 50만 번 이상 웃는다고 해요. 성인은 하루 10~15번 웃고, 어린이는 평균 400~500번 쯤 웃는다는 보고입니다. 또한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보다 사회적 환경에서 30~33배나 더 많이 웃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웃음 가스라고 불리는 아산화질소(일산화이질소 N2O의 속칭)도 혼자 있을 때는 효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니까 무리를 지어서 웃는 것이 좋겠지요?

웃음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굳이 좋은 웃음이라고 할 웃음은 자율신경 중 부교감신경의 작용에 의한 웃음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신체가 이완된 각성상태에 있기 때문이죠. 이때 나오는 웃음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평화와 행복의 순간을 맞는 결과에 다름 아닙니다. 좋은 웃음이란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낄 때 유발됩니다. 그리고 이런 웃음은 더 많이 함께 웃을수록 무리 사이의 친목도 더욱 돈독해집니다. 그런 까닭에 웃음이 ‘전염된다.’는 오래된 속담에 신뢰를 보낼 만합니다. 물론 이 속담은 거울뉴런의 작용이라고 밝혀졌지만 말입니다. 친한 사이에는 불순불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웃음이 나오고, 그것은 다시 유대를 강화시키는 피드백 관계로 이어집니다. 웃음이 전염된다는 이상한 사건의 재미나는 일화가 있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1962년 탕가니카의 여학생들 사이에서 6개월 동안 웃음전염병이 돌았다고 합니다. 결국 교직원들은 웃음의 전염을 막기 위해서 무리를 해산시키고 학교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웃음을 의미하는 한자어를 보면 웃을 소(笑)가 있는데요, 이를 파자(破字)하면 대나무 죽(竹)과 어릴 요(夭)가 합쳐져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나무의 형상을 간략히 그려낸 竹은 사철 푸름을 잃지 않은 절개의 상징이자 속이 텅 비었다고 해서 무욕을 추구하는 사군자의 하나에 해당하죠. 초기 자형인 소(笑)의 소전(小篆)을 보면 요(夭)가 아니라 견(犬)으로 되어 있는데 서체의 변화 과정에서 현재의 자형인 사람의 모습을 닮은 요(夭)로 바뀌었다고 전해집니다. 夭는 정면에서 바라 본 사람의 모습을 본뜬 大자에 고개를 뒤로 젖힌 머리모양(丿, 삐침 별)을 나타낸 상형글자이죠. 夭는 다양한 뜻을 담고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의미는 바로 고개를 전후좌우로 흔들어댄다는 행위적 요소입니다. 따라서 笑의 전체적인 의미를 말씀드리자면 작은 바람결에도 몸체를 흔들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는 대나무에서 竹을 취하고, 사람들이 즐거워서 기쁨을 표현할 때 고개를 흔들며 좋아라하는 모습을 합해서 ‘웃다’의 동사적 요소를 담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뇌웃음 영역
뇌웃음 영역
특히 웃을 소(笑) 앞에 다른 글자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이 여럿 있습니다. 소리 없이 수줍은 듯 입가에 살포시 웃음을 띠는 함소(含笑) 혹은 미소(微笑), 왁자지껄 떠들썩하면 홍소(哄笑), 크기만 하면 대소(大笑), 크고 갑작스러우면 폭소(爆笑), 표정 변화와 소리가 아울러 크고 유쾌하면 파안대소(破顔大笑), 소리를 내어 크게 웃으면 가가대소(呵呵大笑),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 모습은 박장대소(拍掌大笑)라 합니다. 불만을 나타내는 사나운 웃음도 있죠. 경멸이나 체념 등의 뜻으로 차갑게 웃는 냉소(冷笑), 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경멸하는 조소(嘲笑), 흉을 보듯이 빈정거리거나 업신여기는 비소(誹笑), 그밖에도 마음이 씁쓸할 때 나오는 고소(苦笑), 참다못해 터져 나오는 실소(失笑), 터무니없거나 같잖아서 나오는 웃음인 가소(可笑), 아리따운 여성의 웃음을 나타내는 교소(嬌笑)와 성적인 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염소(艶笑) 등이 그것들입니다.

위에서 한자 소(笑)를 중심으로 웃음을 살펴봤지만, 웃음에는 그 쓰임에 따라 더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웃음’이라는 용어는 동사 ‘웃다’의 명사형에서 나온 것입니다. 명사로는 개념화되어 있지 않은 거죠. 거기에다 접두어를 얹어서 만든 말은 웃음의 특수형태를 분별하는 데 쓰입니다. 예컨대, 눈으로만 웃는 눈웃음, 코로 소리를 내는 코웃음, 소리를 지나치게 내는 너털웃음, 표정의 변화는 없이 소리만 내는 헛웃음, 비꼬는 웃음인 비웃음 등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비웃음만 ‘비웃다’라는 동사의 명사형입니다.

‘웃기다’는 ‘웃다’의 사동형이고, 웃기다의 주어는 다소 불만스러운 인물이나 행위가 됩니다. 웃다는 자동사로써 그런 대상과의 관계를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에 웃기다가 따로 필요한 것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불만을 나타낼 때 자주 쓰이는 ‘웃기네’와 ‘웃기지 마!’는 근래 자주 쓰이는 ‘웃기다’의 활용형입니다. 타동사인 ‘비웃다’는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데 그 목적어 또한 불만스러운 인물이나 행위가 됩니다. 그 외에도 용법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웃음이 이렇게 다양한 가운데 기쁠 때는 물론이고 낙담하거나 실망할 때도 웃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진정한 웃음은 기쁨과 즐거움을 내포하고 있는 웃음일 것입니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는 신경과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웃음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표정은 신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그것 자체가 감정을 드러내기 때문이죠. 어떤 특별한 감정을 느꼈을 때 뇌의 신경회로가 작동하면서 얼굴과 몸의 근육이 특정한 형태로 수축하게 됩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은 여섯 가지, 즉 행복, 공포, 분노, 혐오, 슬픔, 놀람 등인데요,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의 감정 표현은 앞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의 표현 방식과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표정으로 드러나는 감정이 학습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얼굴 표정 연구에서 웃음에 대한 실험을 한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실험 대상자들에게 이빨 사이에 펜을 (가로로) 물고 만화를 보게 하면, 입술로 펜을 (앞쪽을 향해) 물고 보는 경우보다 만화가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는 것을 관찰했는데, 그 이유는 이빨로 물고 있으면 웃는 모습에 가까운 표정이 되고, 입술로 물고 있으면 얼굴을 찡그리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정서의 가장 즐거운 형태는 웃음입니다. 하지만 웃음의 신경화학은 설명으로 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는 뭔가 재미있게 느껴질 때 웃지만, 긴장했을 때도 웃는 경우가 있죠. 때로는 사람이 웃기 때문에 따라서 웃을 때도 있지요. 거울 뉴런의 공감작용 때문인 거죠. 웃음은 기쁨이라는 근원적 정서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은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죠.

메릴랜드 대학의 행동신경생물학자 로버트 프로빈(Robret Provine)은 무엇이 사람을 웃게 만드는지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1200가지의 웃음에 관한 일화가 나왔는데 대부분의 웃음이 농담이나 웃기는 이야기와는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사회적 맥락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이죠. 사람들은 감명 받을 때뿐만 아니라 심지어 긴장하거나 실망할 때도 웃는다는 것입니다. 우스갯소리에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보면, 두뇌의 의식적 인지 영역이 웃기에 적당한 환경인지를 알려준다고 봐야 하겠죠. 한편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명령에 의해 웃을 수 없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억누르지도 못합니다. 우리의 의식에서 나오는 웃음은 두뇌의 원시적이며 전인지적인 부분과 연관되어 있지요. 다시 말해서 인간의 동물적 본성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논문은 웃음이 기본적으로 뇌의 좌반구 기능인 것을 보여줍니다. 1998년 L.A. 캘리포니아 대학 의사들은 간질(뇌전증) 발작 부위를 찾기 위해 전기 자극을 가하던 중 좌측 전두엽의 작은 부분인 보조 운동피질을 자극해서 16세 소녀가 어떤 상황에서든지 웃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웃겨서 웃는 것이 아니라 먼저 웃고 그 이유를 찾는 것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 우리가 웃을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뇌가 웃을 수 있는 회로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웃음은 뇌 활동의 결과입니다.

뇌웃음 영역
뇌웃음 영역
얼굴근육은 80여 개로 알려져 있으며 40~50개 근육이 웃는 표정에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특히 웃음은 15개의 안면근육을 동시에 수축시키고 광대뼈 중심 근육이 전기적 흥분상태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때 뇌하수체를 자극하여 엔도르핀(endorphin) 분비를 촉진시켜 기분 좋은 상태를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웃음은 몸속의 650개 근육 가운데 230여 개를 움직이는 자연적인 운동이며 몸의 저항력을 키워줍니다. 심하게 웃으면 호흡기의 동작이 불규칙해져 숨을 헐떡이게 되며, 눈물샘이 촉진되고, 얼굴색도 불그스레해지죠. 숨이 가빠지거나 눈물이 나올 지경으로 웃어본 경험자라면 요절복통(腰折腹痛)의 의미를 이해할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우스운 소리만 들어도 웃을 준비를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웃음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웃음보가 터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 본 경험 있죠? 아마 있을 것입니다. 쉬지 않고 웃는 상황을 그렇게 표현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웃음보가 있는 부위는 운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보완운동 영역(supplementary motor area)에 속합니다. 이 부위는 웃음의 실행 단계인 운동영역에 해당합니다. 변연계도 웃음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죠. 해마와 편도, 시상 사이의 연결은 친근감, 사랑, 애정, 기분의 표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특히 시상하부의 가운데 부분은 크고 조절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외에도 뇌의 여러 영역들이 함께 작용하여 웃음을 만듭니다. 그래서 웃음은 뇌라는 우주의 곳곳에서 벌어지는 우주 쇼, 즉 종합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웃음보가 뇌 안에 있느냐고요? 물론 있습니다. 웃음보가 있는 곳은 우리의 이성적 사고와 판단을 내리는 좌측 전두엽과 감정을 지배하는 변연계가 겹치는 A10 영역에 4㎠의 크기로 자리 잡고 있지요. 전두엽에서 웃을만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그 신호는 변연계를 경유해서 뇌간에 도착하면 웃음보가 빵하고 터집니다.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배가 아프고 눈물도 흘리게 되는 경우도 생기죠. 그 경로는 전두엽에서 변연계로 다시 변연계에서 폐(肺)와 심장, 근육 등으로 신호가 무차별적으로 전달되는 과정입니다. 이때는 웃음과 관련된 시냅스의 신경전달물질이 이상 과잉 분비 되거나 반복해서 분비됩니다. 뇌는 특정적인 한두 곳에서 웃음을 관장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뇌 속의 여러 영역이 하모니를 이룬 작용에 의해서 웃음이 만들어 지는 것이죠. 말의 뜻과 소리를 구분해 내는 언어영역과 자극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시각과, 청각피질, 친근감, 사랑, 행복과 쾌감을 느끼거나 표현하는 변연계의 해마와 편도 그리고 시상하부의 연결, 몸의 무의식적인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뇌간 등이 복합적으로 반응해서 웃음이 나오는 것입니다.

A10 영역을 설명하기 위해 섬유다발 신경핵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겠습니다. 웃음보가 있는 뇌간 부위를 크게 볼 때 아래, 위로 나열되어 있는 세 가지의 신경핵군이 발견되고 있는데 가장 바깥쪽에 한 줄로 나열되어 있는 신경핵을 A신경계, 가장 안쪽에 나열되어 있는 것을 B신경계, 그 사이에 나열되어 있는 가장 작은 신경핵을 C신경계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밑에 있는 신경핵부터 차례로 1, 2, 3, 4...로 번호를 나열하여 이름을 붙였으며, 이 A, B, C신경계는 뇌 전체에 그물처럼 신경섬유 가지들을 분포시키고 있지요. A1-A7의 신경핵은 노르에피네프린 신경핵에 속하고, A8-A20은 도파민 신경핵, B는 세로토닌 신경핵, C는 에피네프린 신경핵에 속합니다. 이 중에는 색깔을 띤 것이 있는데요, A6 신경핵은 푸른색을 띠고 있어서 청반핵(靑班核), 가장 큰 도파민 신경핵인 A10 신경핵은 검은색을 띠고 있어서 흑질(黑質)이라 합니다. A6 신경핵은 노르에피네프린 신경핵 중 가장 큰 핵이며 뇌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최대의 신경으로서 강력한 각성신경이죠. A10 신경핵은 가장 큰 도파민 신경핵이며 대뇌피질, 변연계, 시상하부, 선조체(線條體) 부위에 신경가지를 내고 있으며 정신기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세로토닌 신경핵인 B 신경핵은 감정, 환각 작용과 관련이 있으며 C1,2에피네프린 신경계는 혈압조절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주문을 받을 때마다 밝은 미소를 짓는 패스트푸드 점원을 보면 나도 덩달아 미소가 피어납니다. 예를 들어 오늘 200명 째의 손님을 맞는다 해도 상냥한 미소가 멈추지 않는다면 그 점원은 진심으로 자기 일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미안하게도 사람들의 특성은 대부분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서면 어쩔 수 없이 본성의 발톱이 드러납니다.

대뇌 변연계
대뇌 변연계
인간의 얼굴은 대략 7000여 종 이상의 표정을 갖고 있는데요, 우리는 누구나 그 중 한 가지 표정을 해야 하고 심지어 거짓 웃음이라도 지어야 합니다. 표정은 사회에서 인간관계를 원만히 해내기 위한 강력한 도구입니다. 우리에게 특정한 역할을 하는 표정이 있는데, 예컨대 거짓웃음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본심을 감추는 것이 목적이죠. 이는 오직 인간만이 갖고 있는 신비로운 능력입니다. 다른 동물들은 얼굴의 표정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거짓웃음은 진심으로 즐거워서 웃는 웃음과는 명백히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신경해부학적으로 관찰한 결과인데요? 지어낸 웃음은 곧 바로 사라지고 흔적도 남지 않지만, 이에 비해 자발적인 웃음은 오래 남고 천천히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진짜 근본적인 차이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두 종류의 웃음에 쓰이는 근육이 다르고 그것을 통제하는 뇌 회로도 전혀 다릅니다. 자발적인 웃음은 그것을 처음으로 식별한 프랑스 해부학자의 이름을 따서 ‘뒤센느(Duchenn) 미소’라고 부릅니다. 이는 무의식의 뇌에서 발생하는 반사적인 동작이죠. 이에 비해 지어낸 가짜 웃음은 의식적인 피질이 그 발단이 되어 의지의 힘으로 이끌어 낼 수 있지요.

이와 같이 인간의 웃음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의식적인 ‘사회적’ 웃음이며 다른 하나는 진정한 의미의 웃음입니다. 사회적 웃음은 거짓웃음에 해당하는 웃음으로 의식적으로 입술을 양옆으로 벌릴 수 있도록 근육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진짜 미소는 무의식적인 뇌의 조작에 의해 사회적 미소보다 여러 근육이 작동합니다. 이 근육들은 눈의 아래꺼풀을 두껍게 만들고 양쪽 눈가 주름을 만듭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표정은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표정과 관련된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에크만(Paul Ekman)에 의하면 사람들은 얼굴에 있는 42개의 근육을 조합하여 모두 19가지의 웃음이나 미소를 만들 수 있지만, 그중에 한 가지 만이 진짜 즐거워서 웃는 것이고, 18가지는 가짜로 웃는 것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광대뼈와 입술 가장자리를 연결하는 안륜근, 협골근과 구륜근이 웃을 때 주로 사용되나 진짜 웃음이 되려면 다른 근육들과 함께 반드시 눈 가장자리 근육인 안륜근이 사용되는 것입니다. 눈을 둘러싸며 눈꺼풀이 자동적으로 감기게 하는 안륜근은 의도적으로 움직이기 매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이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은 사용하는 근육 자체가 다른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 결과로는 의식적으로 만들어낸 미소는 약하지만 분명 행복한 느낌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가짜로 꾸며낸 사회적 미소라도 그걸 표현하는 사람은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이빨 사이에 펜이나 나무젓가락을 물고 얼굴운동을 하는 방법이나 웃는 표정을 자주 짓는 것이 비록 가짜 웃음이지만 뇌는 그 진가(眞假)를 구분하지 않고 사실로 받아들여 작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웃을 때마다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웃음이란 즐거워서 만이 웃는 것이 아니고 웃으니까 즐거워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루이빌 대학의 클리포드 컨(Clifford Kuhn) 박사가 말한 “일부러 웃는 웃음도 자연스러운 웃음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면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원리는 우리의 뇌가 역(逆)으로 행동에서 감정을 느끼고 스스로 합리화하며 이유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의식적인 뇌는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얼굴 근육은 피질의 지배 밖에 있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표정과는 별개의 것입니다. 예를 들어 뒤센느 미소는 눈 위 근처를 둘러 싼 작은 근육들이 많이 수축되지만, 가짜 웃음은 그렇지 않지요. 사랑하는 상대, 성적 매력이 풍부한 상대를 향해 웃을 때는 동공이 확대됩니다. 희미한 불빛(어두운 곳에서는 동공이 더 많은 빛을 받기 위해 크게 열리고, 이것은 망막이 더 노출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역시 동공이 확대되죠)이 로맨틱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죠.

얼굴 표정은 만국 공통이기 때문에 문화가 만들어낸 산물이라기보다는 뇌 안에서 표정을 만드는 신경회로가 만드는 것이라는 견해가 옳다는 데 동의합니다. 기본적인 표정은 슬픔, 만족, 혐오, 분노, 공포 등이고 이런 표정들을 혼합하면 수천 가지의 표정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끝으로 웃음과 건강과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의 철학자인 러셀(Bertrand Russell)은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라고 했습니다. 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오랫동안 잘 알려진 사실이죠. ‘웃음이 가장 훌륭한 의사’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니까요. 웃음은 폐의 횡격막과 복부, 호흡기, 얼굴, 다리와 등의 근육을 빠짐없이 운동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유산소 운동인 에어로빅과 같은 기능을 한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죠.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억제시킵니다. 이 스트레스 호르몬은 혈소판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혈압을 높여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작용을 합니다. 웃으면 면역기능이 높아지고, 심장박동수가 2배로 늘어나며, 호흡기가 청소됩니다. 즉 폐 속에 남아 있는 탁한 공기가 신선한 공기로 빠르게 전환되어 맑은 혈액을 뇌에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웃을 때는 암과 세균을 처리하는 NK세포, 감마 인터페론, T세포, B세포 등이 증가하여 암 치료 및 예방효과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침샘에서 분비되는 면역단백질의 농도도 높아지며, 웃음은 고통을 느끼는 회로들의 활동을 약화시키고 우울함을 비롯한 부정적인 감정반응들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웃음이 진짜 만병을 통치할 수 있는 훌륭한 의사입니다.

웃음이 우리 몸에 주는 이점은 이외에도 많고 다양합니다만, 최근 주목받는 것은 바로 뇌와 감정에 대한 효과입니다. 웃음이 뇌의 보상회로 부분인 측좌핵(nucleus accumbens)을 자극하면 이 부분이 활성화되고 도파민의 농도가 상승됩니다. 그 결과 카테콜아민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하고 즐거운 감각이 오게 되는 것이죠.

건강한 뇌와 신체를 가진 사람은 그만큼 많이 웃고 적절할 때 웃는 사람입니다. 여성들이 유머감각이 있는 남성을 선호하는 이유를 뇌의 관점에 본다면 가장 우수한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한 당연한 판단인지도 모르죠. 다시 반복하지만 일부러 웃는 웃음도 자연스러운 웃음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의미입니다.

힘차게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면 활기찬 하루가 펼쳐집니다. 5분간 웃을 때 500만 원 상당의 엔도르핀이 몸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돈을 벌고 싶으면 통쾌하게 박장대소(拍掌大笑)를 하십시오. 돈들이지 않고 운동하고 싶으면 10분간 배꼽을 잡고 깔깔 웃으면 됩니다. 3분 동안 힘차게 노를 젓는 운동효과가 있습니다. 웃는 사람은 실제로 웃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고 합니다. 건강은 실제로 웃음의 양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 연재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건강은 따 놓은 당상입니다.

이제 실천입니다. 실천만 남았습니다. 저는 이 긴 원고를 쓰는 내내 억지웃음과 자연웃음을 반복해서 실천했습니다. 우리 모두 건강한 뇌와 몸을 위해 웃음이 넘치는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7년 새해 첫 글을 쓰면서

브레인닥터 김종상 교수(원광디지털대학교/Ph.D. neuro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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