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의 신비한 브레인 톡톡(21)] 양날의 검 스트레스(stress)는 약(藥)일까, 독(毒)일까?

2017-03-06 07:20:24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매우 강력한 뇌의 공격자이기도 합니다. 고달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돼 있으며 누구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살아갑니다.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지속하면 각종 정신질환은 물론 면역력의 저하로 인해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누구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가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출근 시간에 늦을까봐 지하철 안에서 조급해할 때도, 시험을 앞두고 마음을 졸일 때도,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할 때도 우리는 ‘스트레스’를 느끼게 됩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의 질책으로 위장병이 생기고, 집에서는 아이들 때문에 신경 쓸 일들이 점점 늘어가죠. 더 나아가서 아내의 푸대접이나 잔소리에 성욕이 감퇴되어 삶의 의욕을 잃기까지 합니다.

더 살펴볼까요? 과도한 업무 때문에 휴식을 취할 시간조차 없어서 수면부족 현상에 시달리거나 원형탈모증에 걸려 듬성듬성 빠져나간 머리털의 빈 자국을 보기도 하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노는 시간보다는 과외로 어른들보다 더 분주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충격적인 일로 생리가 멎는 일을 경험하기도 하죠. 이게 모두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현상들입니다.

물론 이 스트레스라는 단어는 사람에게만 적용해서 쓰는 것은 아니죠. 예컨대 동물의 경우, 개는 변연계의 감정이 발달된 사교적인 동물이라서 홀로 남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돌볼 처지가 아니라면, 즉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여 낮에 집에 아무도 없는 경우에는 개의 입장에서 볼 때 개를 키워서는 안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식물도 스트레스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왜 그럴까요? 선인장은 1주일에 한 번꼴로 물을 줘야 합니다. 물을 자주 주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시들시들 죽음의 길로 접어드니까요. 생명이 있는 그 무엇도 외부의 자극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도록 구조화되었고, 그 자극이 스스로를 지키는 보호막이 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는 양날의 검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긴장감을 주며 생활에 활력을 주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 된다. /출처=글로벌
스트레스는 양날의 검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긴장감을 주며 생활에 활력을 주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 된다. /출처=글로벌
우리는 점점 더 복잡하고 경쟁적인 사회를 살아가야 할 운명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스트레스를 어떻게 직면하고 극복할 수 있을까요?

스트레스는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 될 만큼 위험하지만,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는 생존과 관련해서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재는 현대인들에게 마치 지병과 같아서 떼려야 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땅히 불편하지도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위험요소로 작용하는 스트레스에 대해서 함께 살펴볼까 합니다.

몸과 뇌 하나로 몇 가지 일을 하는 동시에 해야 하는 전천후 멀티플레이어를 상상해 보세요. 필자의 이야기입니다. 최근의 정신적·신체적 상태가 여러 요인에 의해 상당한 스트레스가 감지되었죠. 그 상황을 살펴봤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스트레스 지수로 본다면 65~70%라는 높은 수준에 와 있더군요. 자가진단테스트 결과 “중등도의 스트레스가 있으며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야 함”의 4단계 중 세 번째 단계로 나타난 것입니다. 근래 주어진 상황은,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빗발치는 화살을 피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기호지세(騎虎之勢)라는 말이 있죠?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도중 내릴 수 없는 것처럼 중간에 그만둘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경우의 외부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의 자극-반응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물리학에서 말하기를 “물체는 외부의 압박을 받아 변형된다고 합니다. 이때 물체 역시 내·외부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힘을 분배하게 되는데, 이 힘이 바로 스트레스라고 하죠. ‘팽팽히 죄다. 긴장’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stringere’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1920년까지 이처럼 물리학용어로 쓰이던 스트레스를 의학에 처음 도입한 사람은 당시 호르몬을 연구 중이던 셀리에(Selye, Hans, 1907~1982) 박사입니다.

스트레스 원인이 되는 자극을 스트레서(stressor)라 하고, 그 결과를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스트레스 반응이란 위협적인 자극에 대한 총체적인 반응을 의미하며 회피 행동, 각성 수준의 고양, 자율신경계의 활성화, 부신 샘에서 코르티솔 분비 등의 특성을 갖습니다. 스트레스라는 말의 기원은 1930년대 새로운 호르몬을 발견하려던 야심찬 젊은 과학자 셀리에의 어설픈 실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는 실험을 위해서 한겨울에 쥐들을 연구소 건물 지붕 위에 올려놓기도 하고, 못 견디게 뜨거운 보일러실에 두기도 했지요. 또 일부러 상처를 낸 뒤 치료하기도 했어요. 소위 ‘실험쥐를 못 살게 괴롭히는 실험’을 통해서 ‘쥐들이 겪는 기분 나쁜 경험들이 몸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고, 그 사실을 1936년 ‘네이처(Nature)’에 한 페이지짜리 짤막한 논문으로 정리해 발표하였지요. 논문의 제목은 ‘다양한 유해 자극으로 생긴 증후군’으로 여기서 그는 “손상을 입히는 자극의 유형에 무관하게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를 ‘일반적응증후군(General Adaptation Syndrome, GAS)’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셀리에는 이 증상을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불렀습니다. 일반적응증후군(GAS)이란 생명체의 항상성을 깨뜨리려는 변화, 즉 스트레스에 대응해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반응을 말합니다.

논문에서 셀리에는 일반적응증후군이 다음 세 단계에 걸쳐 일어난다고 설명합니다.

“첫 번째는 최초의 자극을 받은 지 6~48시간 뒤에 나타나는 경보단계로 흉선과 비장, 임파선이 수축하고 체온이 떨어지며 소화기가 손상된다. 자극을 받는 시간이 48시간이 넘어가면 두 번째 저항단계로 들어서는데, 부신이 커지고 몸의 성장이 멈추고 생식선이 위축된다. 젖을 먹이는 동물은 젖 분비가 멈춘다. 몸의 자원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투자하기 위해서다. 자극이 1~3개월 정도 지속되면 세 번째 소진단계로 넘어가는데, 이때는 몸이 스트레스로 손상을 입어 궤양, 우울, 소화계 장애, 심혈관계 장애 등이 나타난다.”

이것은 인간의 심리가 뇌의 작용에 영향을 주고 다시 인체 생리에 영향을 미치는 원리라고 할 수 있지요.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와 면역계 그리고 호르몬계 등에 통합반응을 일으키는 작용을 합니다. 자율신경계의 최고 조절 중추이면서 체온, 혈당, 삼투압 조절 등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상하부는 뇌하수체를 조절하는 기관이죠. 뇌하수체는 스트레스와 직결되는 역할을 하는데 시상하부 바로 아래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호르몬을 분비하여 다른 내분비샘의 기능을 조절합니다. 이 현상은 ‘투쟁-도피반응(fight-flight response)과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 축’으로 알려진 일련의 스트레스 반응 과정으로 명확히 설명됩니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시상하부에서 코르티코트로핀 분비 호르몬(Corticotropin Releasing Hormone, CRH)과 바소프레신(Vasopressin)을 분비해 뇌하수체의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의 분비를 촉발하게 합니다. 그러면 다시 부신에서 아드레날린(Adrenaline, Epinephrine),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 Norepinephrine),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호르몬(Glucocorticoid, or cortisol)이 분비되어 신체 여러 부분에 효과를 발휘합니다. 즉, 스트레스를 감지한 직후 경보단계에서 나타나는 ‘투쟁-도피 반응’은 자율신경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결과 부신에서 아드레날린이, 신경 말단에서는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죠. 이런 호르몬은 심박수, 혈압, 호흡량을 증가시켜 몸을 민첩하게 만듭니다.

한편 스트레스를 받은 개체는 뇌의 시상하부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CRH)’을 분비하고, CRH는 15초 만에 시상하부 아래에 있는 뇌하수체로 이동해 ‘부신피질자극호르몬(Adrenocorticotropichormone, ACTH)’의 분비를 촉진하도록 합니다. ACTH는 혈관을 타고 수분 내에 부신에 도착해 코르티솔을 비롯한 일련의 호르몬(당질코르티코이드로 통칭함)을 분비하도록 촉진합니다. 당질코르티코이드는 몸 전체로 퍼져 다양한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입니다. 현대인들은 과중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인체는 여기에 대처하는 체계를 진화시키지 못했죠. 그 결과 스트레스에 부적절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각종 신체 질환이 나타납니다.

결국 스트레스 반응은 위기에 처한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 몸의 자원을 재배치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다시 말해서 생물학적인 스트레스는 실질적인 혹은 가상의 자극에 반응하여 뇌에 의해 형성됩니다. 스트레스에 의해 야기되는 여러 생리적 반응은 우선 스트레스를 유발한 위험으로부터 신체와 뇌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주어지는 스트레스는 건강에 매우 치명적인 작용을 하게 됩니다.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스트레스는 부신피질로부터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유도하고, 코르티솔은 혈류를 통해서 뇌에 전달되어 여러 뉴런의 세포질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결합하게 되죠. 이렇게 활성화된 수용체는 세포핵으로 들어가서 전사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단백질 합성을 유도하게 됩니다. 코르티솔 작용의 결과 중 하나는 전압 의존성 이온 통로를 통해서 보다 많은 칼슘이 세포내로 유입되는 것입니다. 이 효과는 아마도 이온통로의 직접적인 변화에 기인하거나 세포의 에너지 대사의 변화에 원인을 둘 수도 있습니다. 그 기작(mechanism)이 무엇이든 단기적으로 코르티솔이 스트레스를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등의 방법으로 뇌가 스트레스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편 만성적이며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의 결과는 과도한 칼슘이 뉴런에 주어져 흥분독성(excitotoxicity)인 코르티솔 때문에 그 뉴런은 죽게 되죠. 한 실험에서 사회적 위계질서가 강한 개코원숭이 사회에서 포획된 대장 수컷 원숭이와 하위 수컷 원숭이들이 한 우리에 수용되었는데 대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여 지속되는 심각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하위 수컷들이 죽어가는 것이 관찰되었고, 그 원숭이들은 위궤양, 대장염, 거대부신, 그리고 해마의 뉴런이 심하게 퇴화되는 현상이 나타난 결과를 얻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코르티솔이 해마를 손상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코르티솔과 스트레스의 이러한 효과는 노화가 뇌에 미치는 영향과 다르지 않다는 걸 증명한 것입니다.

사람의 경우 전쟁의 공포, 성적학대, 그 외에 극단적인 폭력에 노출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가 유발되는데 사고의 재 경험, 회피반응, 과도한 각성 등 세 가지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예컨대 전쟁 후 총소리와 유사한 소음의 공포에 빠지는 사고의 재경험, 버스에 의한 교통 사고를 경험한 후 버스를 타지 않으려는 회피반응, 사이렌 소리에도 심하게 놀라고 진정이 잘 되지 않은 과도한 각성 증상을 보이는 것이 그것입니다. PTSD는 의외로 심각하게 작용하여 신체 질환보다 더 오래 가기도 하고, 과도한 불안을 느끼는 불안장애, 수면장애, 우울장애, 해리장애(다중인격), 인지 기능장애, 기억의 교란, 침투사고, 알코올 중독 등 다양한 신경질환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뇌영상 연구 결과에 의하면 피해자들의 뇌에서 퇴행적 변화가 관찰되었는데 이 변화는 특별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지역에서 나타나는 결과를 얻었지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장기적으로 증가하면 결국 사람의 신체, 감정, 정신적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코르티솔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량이 증가한다고 해서 코르티솔을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도 부릅니다. 코르티솔은 신장의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말합니다. 신장의 바로 윗부분에 위치한 부신은 부신수질(adrenal medulla)과 부신피질(adrenal cortex)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부신피질은 코르티솔이라는 스테로이드(steroid) 호르몬을 생산하는데 이 호르몬이 혈액에 방출되면 몸 전체에 작용하여 면역체계의 활성을 낮추고 에너지 저장물질을 동원함으로써 일상의 다양한 스트레스에 맞설 수 있도록 신체를 준비시키죠. 사랑에 빠지는 등의 긍정적 감정 스트레스, 임박한 시험으로 인한 불안과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스트레스는 실지로 코르티솔의 분비를 촉진하는 자극에 해당합니다.

혈중 코르티솔의 농도는 어느 정도 스스로 조절되며, 콜레스테롤 계통의 생리활성물질로 분류되는 스테로이드인데 친지질성 분자로서 지질막에 쉽게 용해됨으로써 혈뇌장벽의 통과가 용이합니다. 코르티솔의 역할은 혈압과 포도당 수치를 높이고, 주로 외부의 자극에 맞서 최대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분비됩니다. 또한 섭취된 음식에서 당분을 분해하고 그것을 간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을 촉진합니다. 인체에 에너지가 필요할 때는 간에 저장된 당분과 지방세포의 지방산을 혈액으로 내보내는 중요한 역할도 하죠. 세포에서 당분의 이용을 억제하고, 간과 위장관을 제외한 모든 세포들, 특히 근육의 단백질을 줄이면서 간에서 아미노산 이용을 증가시키기도 합니다.

앞에서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했지만,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기전으로 심폐 활동을 증진해 더 민첩하고 빠르게 행동할 수 있게 하고, 혈당을 상승시켜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스트레스 상황이 만성화 되면 혈당과 혈압이 상승하고 면역체계가 교란을 받아 면역력이 현저히 약해져 노화와 질병의 촉진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비만상태, 운동량, 질병의 감염, 외상이나 각종 질환, 약물 복용의 여부,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 증감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혈액 중의 코르티솔의 양은 6~23mcg/dl 정도가 정상입니다.

코르티솔 농도가 높은 사람은 암을 포함한 더 많은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으며, 성기능 장애와 더불어 정서가 불안하고 콜레스테롤과 인슐린 대사가 나빠져서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의 유발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면서 굶게 되면 부신의 탈진으로 코르티솔의 분비 양이 현저히 늘어 뼈와 근육조직을 약하게 하는 반면, 식욕은 더욱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나타납니다. 결과적으로 지방의 축적은 높아지고, 에너지 소비는 낮아지는 불균형 현상으로 인해서 결국 비만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안드로겐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서 피지선 자극에 의한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을 유발함은 물론 노화를 촉진하게 됩니다.

뇌와 스트레스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뇌는 다른 기관보다 ‘스트레스’에 훨씬 민감합니다. 작은 자극에도 피로를 느끼거나 뇌세포가 파괴되기도 하죠. 과도한 스트레스는 뇌의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가 손상되어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감정과 생리기능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이 축소됩니다. 스트레스도 생의 주기에 따라 그 영향력에 차이가 있죠. 유아기와 사춘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뇌와 행동 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오래 지속됩니다. 생애 초기의 생활 스트레스는 뇌 회로의 발달을 방해하고 정신적인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생애 후기에 정신질환을 일으킬 위험성을 높이게 됩니다. 뇌는 유아기, 사춘기, 노년기에 특히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작용합니다. 보통 이 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겪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시점과 지속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유아기와 사춘기에 스트레스에 오래 노출되면 뇌 발달에 지장이 생기고, 행동에도 나쁜 영향이 오래 지속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방치, 아동학대, 궁핍 등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 반복되면 뇌의 성장에 저해를 가져와 이후 정신적인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과 아울러 위험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가난, 방치, 학대의 영향은 뇌의 발달과정에 따라서 스트레스에 민감한 단계에 차이가 있습니다. 해마는 3~5세에 특히 스트레스에 민감한 반면, 전전두피질은 14~16세에 민감해지죠. 그 영향은 대개 초기에는 보이지 않다가 사춘기나 그 후에 뚜렷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생애 초기에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원인에 관계없이 훗날 우울증, 정신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충동조절 장애, 성격장애, 분노 조절장애, 알코올과 약물 남용 등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과연 스트레스는 피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뇌는 정교한 정보처리 시스템입니다. 스트레스는 결국 뇌의 정보처리에 의해 발생되는 결과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외부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뇌에서 처리하는 방식에 따라 긍정적인 스트레스가 되거나 반대로 부정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외부요인에 의해서 유발되는 것으로 착각하지만, 실은 자신의 내부, 즉 뇌에서 만들어지는 작용의 산물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스트레스의 예방이나 해소에 있어서는 이러한 사실을 자각하고, 스스로 생활의 패턴에 적극적인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는 자신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삶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주고, 관계로 설정된 주변의 환경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권장할 것은 지속적인 운동입니다. 주당 4회 정도 땀 흘리는 유산소 운동이 필요합니다. 운동은 쾌감을 느끼도록 하는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 엔도르핀(endorphine), 다이돌핀(didorphin), 세로토닌(serotonin), 도파민(dopamin) 등의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을 분비시켜 우울증 개선, 항 스트레스, 불안감 해소, 신경안정 및 안정된 뇌파 유지 등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서 다양한 명상을 통해서 외부로 분산되어 긴장상태에 있던 주의력을 내부로 집중시킴으로써 의식을 맑게 깨어나도록 하고, 수시로 멍 때림을 해서 뇌를 이완상태 모드로 쉬게 해야 합니다. 특히 음악 감상, 그림 그리기 등의 취미생활이나 여가생활을 통해서 정서의 안정을 병행한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영양이 풍부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스트레스를 약으로 즐기면서 인생을 멋지고 의미 있게 살아갑시다.

브레인닥터 김종상 교수(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원광디지털대학교/ Ph.D. neuro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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