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발 달린 태양새 '삼족오(三足烏)'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95)]

2017-06-13 08:20:05
삼족오(三足烏)는 고대 신화에 나오는, 태양 안에서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새로, 금오(金烏)·준오(烏)라고도 한다. 태양에 세 발 달린 새가 산다는 신앙은 《초사(楚辭)》 《산해경(山海經)》에서 볼 수 있는데, 세 발 달린 태양새 설화는 전한(前漢) 시대부터 시작됐다.

고유(高誘)가 쓴 《사기(史記)》나 《회남자(淮南子)》의 주석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태양이 하늘을 건너가기 때문에 조류와 관련시킨 얘기는 이집트나 한국의 고구려 벽화에서도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한(漢)나라 때의 책인 《춘추원명포(春秋元命包)》는 태양이 양(陽)이고, 3이 양수(陽數)이므로 태양에 사는 태양새의 발이 세 개라고 풀이하고 있다

중국신화속의 까마귀는 태양 속에 사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중요한 특징은 바로 달 속에 사는 두꺼비와 하나의 짝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신화에 나타나는 태양속에 사는 까마귀에 대한 전설은 후예사일(후예가 태양을 쏘았다)로 표현되는 '후예'란 사람에 관한 이야기속에 나온다.

중국 서주에서 출토된 '노'(일명 세발솥), 산동박물관.
중국 서주에서 출토된 '노'(일명 세발솥), 산동박물관.

오제의 한 명인 요임금 때 하늘에 열 개의 태양이 나타나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 열 개의 태양은 천제와 그의 부인 희화(羲和)의 아들들로서 원래는 하루에 한 명씩만 하늘에 나와야 하지만 어느 날 장난끼가 동해 열 명이 모두 하늘로 나왔던 것이었는데, 열 개의 태양이 하늘에 떠 있으니 지상에는 큰 난리가 났다고 한다. 식물들과 동물들이 죽어가고 강과 바다의 물도 말라버리는 등 엄청난 재앙이 닥치게 되어 요임금은 천제에게 이 혼란을 막아달라고 간청을 하게 되었고, 이에 천제는 후예라고 하는 활의 명인을 지상에 내려보내게 되는데, 후예는 10개의 화살을 가지고 지상에 내려온 후 지상의 참혹한 모습에 분노하여 태양을 활로 쏘아 떨어뜨렸는데 이 때 화살에 맞고 태양이 떨어진 자리에 죽어있던 것이 바로 까마귀였다고한다. 그리고 요임금은 후예 몰래 화살 한 개를 감추어 마지막 1개의 태양은 남게 되었다고 한다.

후예는 인간세상을 구했지만 천제의 아들들을 쏘아죽인 죄로 하늘로 돌아가지 못하고 인간세상으로 추방당하게 되고, 후예의 부인이었던 항아(嫦娥 : 또는 상아)는 남편 때문에 인간계로 추방당한 것에 큰 불만을 가지게 되어 매일 바가지를 긁었다고 한다.

그런 아내를 위해 후예는 곤륜산에 사는 서왕모를 찾아가 불사약을 받아와서 아내에게 주었는데, 처음 서왕모가 불사약을 줄 때, 부부가 반드시 나누어 먹으라고 주었지만, 항아는 남편 몰래 혼자 다 먹어버리게 되고, 이 약의 효능으로 항아는 하늘로 올라가게 되지만 올라가던 도중 남편을 배신했다고 천제에게 벌을 받을 것이 두려워, 낮에 숨어살기에 좋다고 생각한 달로 가서 두꺼비가 되어 숨어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아내에게 배신당한 후예는 좌절하여 술로 지새다가 제자에게 마저 배신당하고 비참하게 죽고 만다.

후예신화는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시인이었던 굴원(屈原)의 작품 초사(楚辭)속에서 발견되고 있어 그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며, '삼족오'라는 명칭은 그 후 전한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춘추원명포(春秋元命苞)라는 책 속에 비로소 등장하지만, 이 책은 현재 전해지지 않으며 그 내용만 다른 책에 실려 전해지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 책에서 삼족오의 다리가 왜 세개인지를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경상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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