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생활명리] 복날(伏)은 가을의 서늘한 금기(金氣)가 여름의 더운 화기(火氣)앞에 엎드린다는 의미

2017-07-11 09:00:40
오랜 가뭄 끝에 장마가 한창인 이 때 ‘복날’이 다가왔다. 올해는 7월 12일이 초복이다. ‘복날’하면 그저 보양식을 먹고 더위를 이겨낸다는 의미로만 알고 있을 뿐 복날의 유래나 의미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복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복(伏)’ 자(字)에 개 견(犬)자(字)가 들어가다 보니 그러한 오해를 더욱 키우는 것도 사실이다.

‘복(伏)날’의 사전적 의미가 『초복, 중복, 말복이 되는 날. 이날이면 그해의 더위를 물리친다하여 개장국이나 영계백숙을 먹는 사람이 많다.』라고 되어 있을 정도로 복날에는 보신탕 등 영양식을 먹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복날의 의미라고 볼 수 없다.

우선 ‘복(伏)’ 자(字)는 ‘사람 인(人)’과 ‘개 견(犬)’이 합쳐진 글자로서 ‘개가 주인(사람)앞에서 납작 엎드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한 여름 더위에 ‘무언가가 풀이 죽어서 엎드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름은 화기(火氣)가 맹렬한 계절이다. 맹렬한 화기(火氣) 앞에서 녹는 것은 금(金)이다. ‘한 여름 무더위에 화극금(火剋金)을 당해 녹아버릴 것이 두려운 금(金)이 납작 엎드려 굴복(屈伏)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니 삼복(三伏)인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은 모두 금기(金氣)가 천간에 드러난 날이다. 그것도 금(金)의 대표 주자인 경금(庚金)이 천간에 드러난 날이다.

복날(伏)은 가을의 서늘한 금기(金氣)가 여름의 더운 화기(火氣)를 두려워해 엎드린다는 의미로 일년 중 가장 덥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복날(伏)은 가을의 서늘한 금기(金氣)가 여름의 더운 화기(火氣)를 두려워해 엎드린다는 의미로 일년 중 가장 덥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복(伏)에 대해서는 중국 후한의 유희가 지은 사서(辭書) 「석명(釋名)」에 그 기록이 남아있다. 이 복은 오행설(五行說)에 있어서 ‘가을의 서늘한 금기(金氣)가 여름의 더운 화기(火氣)를 두려워해 복장(伏藏 : 엎드려 감춘다)한다’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복은 일년중 가장 더운 미월(未月 : 소서~입추)에 있다. 미월에는 초복(初伏)과 중복(中伏) 외에도 소서(小暑)와 대서(大暑)까지 모두 들어있다. 12지지(地支)에서는 미월(未月)이 양(陽)에서 음(陰)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순간이어서 가장 더운 계절이다.

삼복(三伏)이란 초복, 중복, 말복(末伏)을 말하는데 삼복은 음력(陰曆)이 아닌 절기(節氣)를 기준으로 적용하는 사실을 아는 사람 또한 많지 않다.

초복은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돌아오는 경일(庚日)이고, 중복은 네 번째 경일(庚日)로 초복보다 10일 뒤에 있다. 말복은 입추(立秋)가 지난 첫 번째 경일(庚日)로 경금(庚金)의 가을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하는 날이다.

중복은 초복으로부터 10일 후이고, 말복도 입추 후에 돌아오는 첫 번째 경일(庚日)이므로 입추가 언제인가에 따라 중복 후 10일 또는 20일이 될 수도 있다.

이경선 서경대 대학원 동양학과
이경선 서경대 대학원 동양학과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보통 20일이 걸리는데 중복에서 말복까지 20일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경일(庚日)을 한 번 건너뛰기 때문에 월복(越伏)이라고 한다. 월복이 있는 해에는 초복에서 말복까지의 기간이 30일이나 되기 때문에 그 기간만큼 더 덥다는 뜻이 된다.

올해(2017년)는 초복이 7월 12일(庚子日)이며, 중복은 10일 뒤인 22일(庚戌日), 말복은 입추(8월 7일)가 지난 첫 번째 경일(庚日)인 8월 11일(庚午日)에 있다. 올해도 중복과 말복사이의 기간이 20일이나 떨어져 있는 월복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남선은 「조선상식(朝鮮常識)」이라는 책을 통해 ‘서기제복(暑氣制伏)’이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는 ‘복(伏)을 꺾는다’는 뜻으로, 복날은 ‘더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위를 꺾는 날, 즉 더위를 정복하는 날’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찍부터 폭염이 시작된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긴 삼복더위가 예상된다. 우리도 이제는 이 더위를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고 과감히 정복해 보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선 서경대 대학원 동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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