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성적(性的) 교합과 비슷한 행위로 생산 풍요 기원한 울산 방기리 계곡의 성혈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305)]

2018-05-09 17:32:54
다산과 풍요를 기원한 울산 방기리 성혈.
다산과 풍요를 기원한 울산 방기리 성혈.
성혈(性穴)은 바위의 표면을 오목하게 갈아서 만든 컵 모양 혹은 원추형의 홈이다. 민속에서는 알 구멍, 알 바위, 알 뫼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성혈은 일반적으로 선사 시대의 신앙 혹은 별자리와의 관련성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림이나 형상을 표현한 바위그림(岩刻畵)이라고 보기도 한다. 민간에서 알 바위나 알 구멍이라 부르는 장소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을 통해 근세에도 자손의 번창을 빌고자 바위에 성혈을 새기는 주술적인 행위를 지속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성혈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유럽,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시대에 걸쳐 나타나는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이다. 성혈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목한 홈을 여성의 성기(性器)로 여기며, 이것을 여성의 생산성에 비유한 의례 행위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즉 오목한 홈을 만들고 다른 도구로 구멍 속을 비비면서 마찰하는, 남녀의 성적(性的) 교합과 비슷한 행위를 통해 생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모방주술(模倣呪術)의 일종이며 민간신앙(祈子信仰)의 한 형태이다.

동해안과 영남 지방의 선사 시대 암각화 중에는 성혈과 그것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새긴 문양이 기본 모티브를 이룬 것이 많다. 또 고인돌을 민간에서는 칠성 바위라고 하듯이 고인돌 상석에 성혈이 새겨져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암각화에 마제 석검이나 이형 청동기가 새겨진 예가 흔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암각화는 주로 청동기 시대에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암각화나 지석묘 상석에 새겨진 성혈은 보통 농사가 잘 되어 풍년이 들기를 천신에게 비는 장소에 새겼을 것이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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