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휘궁(점집) 김금휘의 무속이야기] 무당이 신의 얼굴로 간주하는 신령스러운 무구 '명도'

2018-05-29 13:41:47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35호 마포 밤섬도당굿 이수자 만신 김금휘가 마포구 밤섬에서 실향민 귀향제 굿을 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35호 마포 밤섬도당굿 이수자 만신 김금휘가 마포구 밤섬에서 실향민 귀향제 굿을 하고 있다.
● 무당이 신의 얼굴로 간주하는 신령스러운 무구 '명도'

'명도(明斗)'는 놋쇠로 만들어진 둥근 거울로 무당이 신의 얼굴로 간주하는 신령스러운 무구다. 동경 또는 명두라고도 한다. 동경이 거울의 기능을 주로 하며 양쪽이 다 윤이 나는 데 비해 명도는 신령의 얼굴을 상징하기 때문에 그 격이 다르며 대개 한 쪽 면만 윤이 난다.

명도는 둥근 형태로 앞면은 그릇 뚜껑처럼 약간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으며 뒷면은 움푹 들어가 있다. 앞면은 어떤 형상을 비추어 보더라도 윤곽이 드러날 수 있도록 광택이 나고, 뒷면은 광택이 없이 해, 초승달, 별이 그려져 있거나 일월명도, 칠성명도 등 이름이 쓰여 있다. 크기는 대·중·소가 있으나 규격화되어 있지는 않다. 무당에 따라 크기가 다양하며 크기에 따라 세 종류로 나누어진다. 경력이 오래된 무당일수록 명도의 수가 많다.

명도(明斗)는 한자 이름에 드러나듯이 반드시 해와 달,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어야 한다. 학자에 따라서는 명도가 단군신화에 나오는 천부인(天符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그만큼 무당의 신령함을 상징하는 신물이다.

명도는 신령의 얼굴을 의미한다. 그래서 신당의 벽면에 봉안된 무신도의 상단 중앙부분에 걸거나 고비전과 같이 특정한 모양으로 신령의 형체를 만들어 상체 중앙 부분에 걸기도 한다. 명도만을 따로 걸기도 한다. 이때는 명도 뒷부분에 '예단'이라고 하는 흰색 한지를 접어 씌운다. 무당에 따라서는 작은 홍색 치마와 노랑 저고리 또는 바지저고리 위에 명도를 걸어 얼굴 형상을 만든 후 벽에 봉안하기도 한다.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유명한 무녀 김춘강은 신당에 무신도가 한 점도 없고 오로지 명도만 걸어놓았다. 이러한 경우에는 명도가 신령의 얼굴이라는 의미를 넘어 신령 자체를 가리킨다. 어떤 형식으로 걸든 명도는 신령의 얼굴 혹은 신령을 상징한다. 무당은 명도를 통해 신령의 형상을 볼 수 있고 신령과 대화를 나눈다.


황해도굿을 연행하는 무당 중에는 대신발 끝 부분에 명도를 달아 모든 신령의 뜻을 명도를 통해 전달받기도 한다. 또는 명도쇠라 하여 명도를 작게 만들어 무당이 흔히 사용하는 아흔아홉 상쇠방울에 매달아 신령과 교감하거나 잡귀를 내쫓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연구자 양종승에 따르면 현존하는 명도는 모두 12명도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일월명도와 칠성명도가 있다. 일월명도는 솟을 명도, 불릴 명도라 불리기도 하며 해신과 달신의 명도이다. 칠성명도는 뒷면에 일곱 개의 별과 초승달이 양각되어 있다. 일월명도와 칠성명도는 무당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명도이다.

이 밖에 부인마마명도, 서낭명도, 성수명도, 동자 애기씨 명도, 삼불제석명도, 성주명도, 산신명도, 장군명도, 군웅명도, 걸립명도 등이 있다. 이것들은 각각 명도의 이름에 등장하는 개별 신령을 상징한다. 이중 무당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신령은 일월명도이다. 처음으로 무당이 될 때 일월대를 통하여 천지신명과 교감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명도는 연조가 오래된 것은 흔하지 않은데 무당들이 무업을 그만두게 되면 땅에 파묻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업이를 떠온 용한 무당이 과거의 명도를 신단에 다시 봉안하기도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라고 금휘궁(점집) 김금휘 만신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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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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