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각화→윷판형→원형 구멍→말굽 암각화로 변화…안동 수곡리 암각화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343)]

2018-08-03 10:11:05
안동 수곡리 암각화
안동 수곡리 암각화
안동 지역의 바위그림은 임하댐으로 형성된 임하호 주변의 임동면 수곡리 야산 정상부에 있다. 앞서 말한 세 유적에서 볼 수 있는 암각화와는 지리적 환경이나 내용면에서 사뭇 다르다. 한국의 바위그림 대부분이 강가의 수직 절벽에 새겨진 데 비하여 안동 수곡리 암각화는 산 위의 수평 바위 면에 새겨져 있으며 내용도 말굽과 비슷한 추상적 도형을 주로 하고 새 모양의 선각화, 소위 윷판 암각화로 일컬어지는 원형의 윷판형 도형과 수많은 크고 작은 원형 구멍들로 이루어졌다.

이 암각화들은 서로 다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말굽형으로 묘사된 암각화가 가장 먼저 제작되고 그다음 새 모양의 선각화, 이어서 윷판형 암각화 등이 차례로 새겨진 것으로 보인다. 윷판형 암각화와 크고 작은 원형 구멍 그리고 큰 원형 또는 타원형의 바위 구덩이가 철기시대에 제작된 것이 틀림없으며 말굽형의 도형은 청동기시대의 소산으로 여겨진다. 새 모양의 선각화도 말굽형 도형보다 늦은 것으로 보아 철기시대에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말굽형 도형은 여성 성기 또는 여성 성기와 남성 성기의 결합 형태로 해석된다. 따라서 선사시대의 다산(多産)을 기원하는 의식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특히 말굽형 도형은 몽골이나 중국 북부의 네이멍구[内蒙古], 닝샤[寧夏] 등지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 대체로 여성 성기를 묘사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즉 안동 수곡리 암각화의 말굽형 도형은 한국 청동기 문화가 내몽고 중국 북부 지역의 청동기 문화와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그런 점에서 수곡리 암각화는 한국 선사 문화와 시베리아 또는 몽골·중국 북부로 이어지는 청동기 전파 경로와도 깊은 관계가 있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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