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휘궁(점집) 김금휘의 무속이야기] 국가 제의 담당 나라무당 '국무'

2018-08-04 18:55:01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35호 마포구 밤섬도당굿 이수자 만신 김금휘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35호 마포구 밤섬도당굿 이수자 만신 김금휘
● 국가 제의 담당 나라무당 나라만신 ‘국무’

국무는 국가 차원의 제의를 주관하기 위해 도성 안에 둔 무당으로, 나라무당, 나라만신, 대무(大巫) 등으로 불린다. 국행제(國行祭)인 기우제를 집전하고 명산대천에서 왕실의 축복을 기원하며, 내행제(內行祭)인 치병의례 등을 주관하였다.

제정일치 사회에서 부족의 우두머리는 용한 무당이었다. 그 후 정치 권력과 사제 기능이 분리되면서 국가의 사제 기능은 국무(國巫)가 맡게 된다. 국무는 국가의 천신제나 시조제 등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으며 고려시대에 와서 불교와 도교에 의해 기능이 분리되었다. 국무는 더 이상 국가 제의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차츰 다른 신앙에 밀려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고려의 국무는 그 명맥을 계속 이어간다.

고려시대 국무가 주관한 대표적인 무속의례는 별기은(別祈恩)이다. 고려 명종 때 별례기은도감(別例祈恩都監)의 설치와 함께 시작된 별기은제(別祈恩祭)는 명산대천에서 왕실의 축복을 기원하는 제의로서 주로 불교나 도교적 행사로 거행되었다. 그러나 고려 말 14세기에 이르러서는 무당을 앞세운 국행제로 변모하게 되면서 국무가 의례를 집례하였다. 국무에는 무당의 수장격인 도무(都巫)와 도무를 도와주는 종무(從巫)가 있다. 이들에게는 잡역을 면제해주는 등의 특혜가 있었다. 유학자들이 점차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고려 인종 때에 이르면 무풍배척(巫風排斥)의 정책이 시행된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국무의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었다.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35호 마포구 밤섬도당굿 이수자 만신 김금휘가 종로구 인왕산 국사당에서 전통 한양굿을 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35호 마포구 밤섬도당굿 이수자 만신 김금휘가 종로구 인왕산 국사당에서 전통 한양굿을 하고 있다.


조선조 태종 15년(1415) 즈음에 무격은 활인원(活人院)에 분속되었고,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의하면 그 이후 서울의 무격은 활인서에 분속시키고 지방의 무격은 각 관에서 대장을 정리하여 병자를 치료하게 하였다. 그러나 국무는 동서활인서에 소속되지 않고, 궐내의 성수청(星宿廳)에 소속되어 공식적인 국행기은을 담당하였다. 성수청은 조선시대에 국무당으로 하여금 왕실의 안녕을 빌거나 기청(祈晴)•기우(祈雨) 등을 전담하기 위해 설치된 관서이다. 성수청에 소속된 국무는 기우제 등 국가의 공식적인 행사를 주관하면서, 성 안에 있을 때는 치병의례와 같은 내행제도 거행하였다.

무속적 성격을 띤 국행기은은 세종과 성종 연간에 사림들에 의해 꾸준히 비판을 받는다. 결국 중종 대에 국은제에 관한 비판이 절정에 달하면서 더 이상 거행될 수 없었다. 성수청이 폐지된 것이 언제인지 확실치 않지만 무풍에 대한 비난과 탄압이 가중되면서 차츰 힘을 잃어 유명무실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국무의 공식적인 활동은 사라졌으나 내행의 차원에서 은밀히 거행되면서 명맥을 이어나갔다고 금휘궁(점집) 김금휘 만신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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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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