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새 삼족오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352)]

2018-08-23 13:32:44
삼족오는 금오(金烏)·준오(踆烏)라고도 한다. 태양에 까마귀가 산다는 신앙은 《초사(楚辭)》 《산해경(山海經)》에서 볼 수 있는데, 세 발 달린 까마귀 설화는 전한(前漢) 시대부터 시작된 것 같다. 고유(高誘)가 쓴 《사기(史記)》나 《회남자(淮南子)》의 주석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태양이 하늘을 건너가기 때문에 조류와 관련시킨 얘기는 이집트나 한국의 고구려 벽화에서도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한(漢)나라 때의 책인 《춘추원명포(春秋元命包)》는 태양이 양(陽)이고, 3이 양수(陽數)이므로 태양에 사는 까마귀의 발이 세 개라고 풀이하고 있다.

백두산은 높은 위도와 고도로 인해 이 산의 정상부는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곳이다. 10월부터 5월까지가 겨울이며, 1월 평균기온 -25℃, 7월 평균기온 7.8℃로 북극해 연안과 비슷한 기온 분포를 보이며, 강수량은 1500mm 정도로 많다. 1997년 1월 2일에는 무려 영하 51도가 기록되기도 했다. 한반도를 통틀어서 유일하게 한대기후에 속하는 지역이다.

백두산의 날씨는 눈, 구름, 안개, 폭우, 강풍, 혹한 등이 일반적이며, 연중 변화무쌍해서 쾌청한 날씨를 찾아보기 힘들다. 9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겨울이며, 봄이 되면 곧 여름, 가을로 이어져 버린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기후가 급변하고 구름에다 안개로 가려져 백두산의 전경을 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날씨 좋은 타이밍 맞추어 백두산 천지의 모습을 보는 것은 행운이라 여길 정도다.

백두산이라는 이름답게 정상 부분에 화산재가 퇴적되어 만들어진 용결 응회암층이 있다. 눈이 없어도 어쨌든 백두? 현지 가이드들은 '백 번 올라서 두 번 천지를 보기 어렵다'고 지어졌다는 농담을 한다.

칼데라인 천지가 정상에 있으며, 이 천지의 수량은 20억톤이라는 양을 자랑한다. 천지의 수량이 이렇게 많다는 건 문제가 되는 게, 화산이 폭발할 때 주변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것 중 하나인 화산재가 많이 발생한다.

오늘날 천지는 천여 년 전인 10세기 무렵 폭발로 형성된 것이다. 백두산이 천여 년 전에는 높이 3500m 정도였고 폭발하면서 오늘날 모습이 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그 폭발은 천여 년 전이 아닌 훨씬 이전에 일어난 일이고 천여 년 전에는 주로 부석을 분출했다.

백두산에 안 가 본 사람들은 백두산이 후지산처럼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는 형태라고 생각하지만, 백두산은 후지산과 달리 개마고원이 있고 주변에 20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막연한 상상과는 상당히 다르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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