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이 한강의 혼란한 기운 막아줘

[주역과 그 인생의 신비(62)]

2015-11-10 06:46:58
한강이 있는 한 건너편에서 불의 기운이든 무슨 기운이든 넘어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남대문을 관악산의 화기와 결부시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물은 불을 이깁니다. 게다가 한강은 관악산보다 아주 큰 강입니다. 큰 물은 작은 불을 쉽게 이깁니다. 남대문의 의미는 다른 데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이는 단순한 문제입니다. 앞서 광화문의 기운을 얘기한 바 있는데, 남대문은 서울 핵심지역의 기운을 보호하는데 건축의 의의가 있습니다. 땅의 기운은 본시 건축물에 의해 그 흐름이 영향을 받습니다. 건축물이란 ☶ 또는 ☳인데, 방어용일 때는 ☶의 의미를 갖습니다. ☶은 산, 안정, 벽 등의 뜻이 있다는 것은 이미 공부했지요? 남대문은 경복궁의 겹문이라고 보면 됩니다.

벽이란 원래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밖으로부터 오는 기운을 막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안에서 밖으로 유실되는 기운을 막는 것입니다. 대문은 벽을 따로 만들지 않았을 때 그 자체가 벽의 기능을 갖습니다. 주역에서는 문이란 원래 ☴으로 표현하는데, 큰 문의 경우는 ☶이 되기도 합니다. 문은 열어서 통로가 되고 닫아서 방패가 되는 법인데, 남대문처럼 거대한 문 또는 건물은 ☴이 아니라 ☶입니다.

그리고 멀리 관악산의 기운은 한강에 의해 차단되었지만 그래도 기운이 치고 들어온다면 남산이 이를 막아줍니다. 남산은 남대문에 기운을 실어주어서 ☶의 역할을 더욱 두드러지게 합니다. 남산은 한강의 혼란한 기운(물은 본래 혼란한 기운인 ☵입니다)을 막아줍니다. 서울의 중심부인 남대문, 광화문은 자연적으로나 인공적으로나 최고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막연히 언덕 위에 있는 땅이 아닙니다. 정독도서관은 언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요. 물론 정독도서관 자리는 넓은 지역을 둘러보면 높은 지대에 있습니다. 다만 가파르게 치솟지 않고 멀리서부터 서서히 올라와 넓게 존재합니다.

땅의 넓이는 아주 중요하지요. 땅의 평수가 넓으면 당연히 좋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광대한 지역 전체가 나쁜 땅인 경우는 많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넓음이란 안정력입니다. 안정력이란 외부로부터 독립되어 있어도 자체적으로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힘을 말합니다.

주역에서는 이를 ☷라 말하는데, 땅이라는 뜻보다는 품이라고 생각하는게 이해가 쉽습니다. 어머니의 품을 생각해 보십시오. 어머니는 무한히 넓은 느낌을 줍니다. 자식의 모든 것을 감

싸주기 때문입니다. 대범한 사람의 아량도 바로 그런 뜻이 있습니다. 옹졸하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마음의 넓이가 없다는 뜻이지요.

땅에 있어서 아무리 좋은 땅이라 해도 그곳이 지나치게 협소하면 좋은 기운이 머물 수가 없습니다. 기운이 쌓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땅이 필요합니다. 이는 주변의 상황에 따라 땅의 적당한 크기가 정해지는 것입니다. 무작정 크기만 해도 주변과 맞지 않으면 좋은 땅이 되지 못합니다.

대학이라면 다릅니다. 대학은 연구소가 아닙니다. 공부도 하겠지만 활동을 하는 곳이지요. 정독도서관 자리가 바로 그러한 것에 적합합니다. 힘이 넘치는 자리에는 좀 더 큰 임무가 부여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땅에는 그 성품에 걸맞는 임무가 부여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풍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지역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기능입니다. 흔히 풍수라는 이름 하에 땅을 해석하는데 있어 그 땅의 모양을 논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무 소용이 없을 뿐 아니라 풍수학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 땅의 논리는 오로지 기능입니다. 주역의 괘상도 사물의 기능을 다루는 것입니다. 기능에 만물의 뜻이 있는 것입니다.

주어진 땅이 용의 모양이라는 둥 닭의 모양이라는 둥 형상과 결부시키는 것은 풍수의 본질이 아닙니다. 이는 인간의 외모를 보고 건강을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인간의 신체에 관상이 있듯이 땅에도 관상이 있습니다. 그것은 종종 모양으로 나타나는 수가 있지요. 하지만 그것은 풍수지리의 지리는 아닙니다.

이런 것을 모르고 땅의 이치가 어쩌니 하는 것은 속임수입니다. 자기 자신도 속이고 남도 속이는 것이지요. 인간은 공연히 신비한 논리에 빠져 꿈꾸듯 애매한 것을 믿고 싶어 합니다. 그런 짓은 취미로 한다면 나무랄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실제로 땅의 작용을 이해하려면 주역의 논리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초운 김승호 주역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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